경제·금융 정책

맥킨지 "대우조선 독자생존 어렵다"...정부 "참고용일 뿐" 평가절하

■조선업 구조조정 보고서 파장

대우조선도 "비합리적...납득 못해"

국내 조선업 구조조정 컨설팅을 진행한 맥킨지가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영업이익률이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0%로 추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사실상 독자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자료를 배포해 “납득할 수 없다”고 발끈했다. 정부도 “참고용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은 12일 “맥킨지컨설팅이 터무니없는 가정하에 진행됐다”면서 “비합리적 추정에 근거한 보고서는 기업의 자구노력이나 해양산업을 줄이겠다는 사업 방향성 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보고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대우조선의 영업이익률이 오는 2020년 최근 5년(2011년~2015년, -5%)의 두 배인 -10%까지 떨어져 현금유동성이 바닥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이 2020년 3조3,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하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009540)·삼성중공업(010140) ‘빅2’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보고서에 못 박지는 않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자력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은 국내 조선업에 사실상 2강 체제가 적합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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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맥킨지의 결론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태세다. 지난달 내놓은 석유화학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진단 내용을 큰 틀에서 수용한 것과는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철강과 유화는 별다른 기술 없이 대규모 생산시설을 가지고 범용제품을 내놓는 현재 체제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들자는 데 의견 합치를 봤기 때문에 (컨설팅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하지만 조선업은 단순하게 세계 수요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경쟁력 있는 사업을 포기하면 중국 등 경쟁국에 시장을 잘라서 내주는 꼴이 된다”고 전했다.

결국 이달 말 나올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빅3를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실적 악화에도 우리 조선업이 기술과 건조능력 면에서 여전히 세계 1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근거다. 산업부는 현재 위기를 고유가 때 국내 업체들 간의 해양플랜트 저가수주 경쟁에 따른 경영악화로 보고 있다. 이 시기를 버티면 글로벌 치킨게임에서 한발 앞서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과거 조선업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세계 1위에서 밀려난 후 경쟁력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일본의 사례를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달 말 정부부처 합동으로 내놓을 방안에 조선 3사에 대해 인력 구조조정과 일부 자산매각 권고를 하는 대신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보증확대 등 금융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보고서를 두고 조선 3사의 입장이 모두 다르다”며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방안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재영·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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