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은 12일 “맥킨지컨설팅이 터무니없는 가정하에 진행됐다”면서 “비합리적 추정에 근거한 보고서는 기업의 자구노력이나 해양산업을 줄이겠다는 사업 방향성 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보고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대우조선의 영업이익률이 오는 2020년 최근 5년(2011년~2015년, -5%)의 두 배인 -10%까지 떨어져 현금유동성이 바닥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이 2020년 3조3,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하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009540)·삼성중공업(010140) ‘빅2’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보고서에 못 박지는 않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자력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은 국내 조선업에 사실상 2강 체제가 적합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맥킨지의 결론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태세다. 지난달 내놓은 석유화학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진단 내용을 큰 틀에서 수용한 것과는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철강과 유화는 별다른 기술 없이 대규모 생산시설을 가지고 범용제품을 내놓는 현재 체제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들자는 데 의견 합치를 봤기 때문에 (컨설팅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하지만 조선업은 단순하게 세계 수요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경쟁력 있는 사업을 포기하면 중국 등 경쟁국에 시장을 잘라서 내주는 꼴이 된다”고 전했다.
결국 이달 말 나올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빅3를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실적 악화에도 우리 조선업이 기술과 건조능력 면에서 여전히 세계 1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근거다. 산업부는 현재 위기를 고유가 때 국내 업체들 간의 해양플랜트 저가수주 경쟁에 따른 경영악화로 보고 있다. 이 시기를 버티면 글로벌 치킨게임에서 한발 앞서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과거 조선업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세계 1위에서 밀려난 후 경쟁력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일본의 사례를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달 말 정부부처 합동으로 내놓을 방안에 조선 3사에 대해 인력 구조조정과 일부 자산매각 권고를 하는 대신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보증확대 등 금융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보고서를 두고 조선 3사의 입장이 모두 다르다”며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방안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재영·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