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말부터 하강곡선을 그리던 국제유가 50달러 시대가 다시 열렸습니다. 국제유가가 최근 50달러 회복한 것인데요. 국제유가 상승이 정유사 실적에 도움이 될지, 경제산업부 이보경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국제 유가가 50달러 회복했다고요?
[기자]
네, 최근 국제유가는 50달러를 회복하며 치솟았습니다.
오늘은 석유수출국기구, OPEC의 9월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1% 이상 하락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50.18달러로 여전히 50달러를 유지했습니다.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은 OPEC 회원국은 물론 러시아 등 비회원국들까지 산유량 조절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인데요.
오는 11월 열리는 OPEC 정례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정식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습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도 생산량 조절에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비회원국들까지 산유량 조절에 합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제유가가 올라 정유사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까요?
[기자]
그게 그렇진 않습니다.
국제유가 상승과 정유업계실적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건데요.
정유업계 실적은 우선 국제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그리고 환율이 크게 좌우합니다.
최근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호재를 만났고, 정제마진도 빠르게 호전됐습니다.
지난 7월 3분기를 시작할 당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하면서 정유업계의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9월 들어 유가와 마진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두바이유의 경우 7월 1일 배럴당 45.19달러에서 출발해 8월 3일 38.54달러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반등해 50달러까지 회복했습니다. 정제마진 역시 7월 평균 배럴당 4.8달러에서 8월에 3.9달러까지 하락했다가 9월 들어 평균 6달러대까지 상승하면서 시장 상황이 빠르게 호전했습니다.
그런데 환율하락이 문제입니다.
그동안 견조한 정제마진에 국제유가 상승을 만나면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던 정유업계가 환율 변수에 긴장하고 있는 건데요. 지난 3분기 가파른 환율하락이 주요 정유업체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평균 1,168원 수준을 나타냈던 달러-원 환율은 9월 들어 평균 1,107원을 나타내며 5.2% 정도 하락했습니다.
따라서 달러 기반의 결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유업계 특성상 환율하락이 수출경쟁력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환율하락이 정유업계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나요?
[기자]
네, 증권업계에서 이런 환율 흐름을 반영해서 3분기 실적 예상치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습니다.
지난 7월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실적 전망은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9월 이후 실적 컨센서스는 4,000억원 중반대로 급감했습니다. 환율하락 효과 탓에 1,500억원 이상 줄어드는 흐름을 보인 것입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유·화학업계의 경우 생산된 제품의 60~70% 정도를 수출하는 상황인 만큼 환율하락은 악재로 인식된다”며 “환율하락은 곧 수출경쟁력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앵커]
4분기에는 실적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4분기에는 환율과 국제유가의 동반 상승효과에 중국의 공급과잉 해소 움직임까지 이어지면서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4분기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으로 환율은 상승할 것이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도 안정적인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여기에 중국의 석유제품 관리 감독 강화와 석탄 가격 상승에 따른 에틸렌의 타이트한 수급 유지로 정제마진 역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