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내편 골라 亞국가 순방...주변국 길들이기 나선 시진핑

남중국해 이슈때 中 편들었던

캄보디아·방글라데시부터 방문

대대적 돈풀기로 성의 표시

일대일로 비협조 네팔은 제외

분쟁 당사국 두테르테 比대통령

18일 방중...외교전 화룡점정 될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선택적 해외순방’ 전략으로 아시아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 이후 첫 해외순방지로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를 선택해 대대적인 돈보따리 풀기에 나선 반면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에 소극적인 네팔은 의도적으로 방문 대상국에서 제외하며 주변국들을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는 남중국해 갈등이 촉발한 미국과의 아시아 패권전쟁에서 ‘당근과 채찍’이라는 양면전략으로 우군 다지기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4일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3일 전통적 우방인 캄보디아에 이어 이날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뒤 15일에는 인도에서 열리는 8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캄보디아 방문은 시 주석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캄보디아와 일대일로 협력을 비롯해 에너지와 해양 분야 등 31건에 달하는 협정문에 서명하고 캄보디아 쌀 20만톤도 수입하기로 했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캄보디아에 15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했고 올해 이미 6억달러의 추가 금융지원을 약속하며 최대 원조국 역할을 도맡고 있다.

시 주석의 해외순방은 6월 말 세르비아·우즈베키스탄 방문 이래 4개월여 만이다. 시 주석이 7월 PCA 판결 이후 첫 방문국으로 캄보디아를 선택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후 중국을 강력하게 편들었던 캄보디아를 가장 먼저 찾아 성의 표시를 하며 중국에 줄 선 나라에 확실한 당근책을 약속하는 행보라는 의미다. 대표적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는 지난달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부인하는 공동성명에 강력히 반대하며 사실상 중국의 체면을 살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두 번째 방문국인 방글라데시도 남중국해 이슈에서 확실하게 중국 편을 들고 있는 국가다.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다면서 중국이 일대일로를 포함해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적극적인 투자 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시 주석이 방글라데시에 발전소와 철도 건설 등 25개 프로젝트를 위한 240억달러 규모의 차관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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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당초 이번 순방여정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됐던 네팔은 사실상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팔은 8월 친중 노선의 반군지도자 출신 푸슈파 카말 다할 총리가 집권했지만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불참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면서 방문일정 조율과정에서 막판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할 총리가 지난달 첫 방문국으로 중국과 긴장관계에 있는 인도를 찾은 것도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18일 방중은 하반기 중국 아세안 외교전의 화룡점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남중국해 영유권 대립으로 극한까지 치달았던 필리핀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필리핀의 반미친중 행보를 부채질할 수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대립의 최대 당사국인 필리핀 최고지도자가 중국 정상과 악수하는 상징적 모습은 남중국해 이슈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판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중국 관찰자망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400여명의 기업인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필리핀의 첫 고속철도 사업 등을 협의할 것이라며 양국 경제협력 방안 외에 남중국해 어업권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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