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파스·진통제 믿다가...치료 골든타임 놓친다

류머티즘관절염 환자 치료

진단까지 평균 23개월 걸려

30대 남성에 발병률 높은

강직척추염은 40개월 소요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척추염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뒤 대학병원에서 정확한 병명을 진단받기까지 각각 평균 23개월, 40개월가량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지난달 2주간 전국 19개 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를 찾은 1,12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류머티즘 관절염(환자의 47%), 강직척추염(14%), 루푸스(8.5%), 통풍(6.9%) 등은 관련 증상이 나타난 뒤 병명을 진단받기까지 평균 28.7개월이 걸렸다.

1년 넘게 걸린 환자의 비율은 전체 평균 35%, 류머티즘 관절염 29%, 강직척추염 54.5%였다. 6개월 안에 진단받은 사람은 각각 50%, 53%, 34%에 그쳤다.

◇처음에는 59%가 파스·진통제·침·뜸으로 대응=류머티즘 질환의 진단이 늦어지는 주된 이유는 환자들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를 찾기 전에 자가치료를 시도하거나 정형외과 등 다른 진료과목을 전전해서다.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고 상대적으로 류마티스내과가 적은 탓도 크다.

그래서 처음 관절통을 느낀 환자들은 파스·진통제 사용(33%), 침·뜸 같은 물리치료(26%), 그냥 참았다(24%) 등 부적절하게 대처해 병을 키웠다.


바로 류마티스내과를 찾은 환자는 전체 환자 10명 중 2명 미만(19%)이었다. 나머지는 정형외과·내과·마취통증의학과·신경외과·척추관절전문병원이나 한의원·한방병원, 약국 등을 먼저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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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내과를 찾은 계기는 다니던 병·의원 의사의 권유(42.6%), 지인의 권유(19.3%), 가족의 권유(9.8%), 인터넷이나 신문·라디오에서 관련 정보를 접하고서(9.5%), 집 가까이에 류마티스내과가 있어서(4.7%) 등의 순이었다.

류머티즘 관절염의 경우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23.3개월이 걸렸다. 류마티스내과 전체 질환 평균(28.7개월)보다는 짧았지만 10명 중 3명꼴로 진단이 내려지기까지 1년 넘게 걸렸다. 진단에 3년 넘게 걸린 환자의 81%는 50세, 55%는 60세 초과자였다.

사람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류머티즘 관절염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지 1~2년 안에 관절조직의 변형·파괴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약물 치료를 통해 악화를 막는 게 중요하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지 6개월~1년이 치료를 시작하는 ‘골든타임’인데 이를 놓치는 환자가 많은 셈이다.

최정윤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은 “환자들이 초기 통증을 단순하게 여겨 파스나 진통제로 잘못 대처하거나 근본적 치료가 아닌 다른 대안치료를 우선 시도하다 진단·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6주 이상 손·발가락 마디에 통증이 지속되거나 관절이 아프고 염증수치가 계속 상승할 경우 류마티스내과를 찾아 전문의로부터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직척추염 환자 10명 중 8명이 남성=30대 남성에서 발현율이 높은 강직척추염은 병명을 알기까지 39.9개월이나 걸렸다.

강직척추염은 등·허리뼈에 염증이 생겨 뻣뻣하게 굳는 강직 증상이 진행되는데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시작된다. 심하면 가슴·목까지 강직이 진행되고 모든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환자 10명 중 8명이 남성이었다. 평균 연령은 39.4세였으며 40세 이하가 53%를 차지했다. 진단까지 3년 넘게 걸린 환자의 절반가량도 40세 이하였다.

최 이사장은 “강직척추염 환자의 경우 발병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진단을 받기까지 다른 류머티즘 질환보다 평균 1년이 더 걸리고 통증을 그냥 참는 비율도 높았다”며 “허리 통증이 주로 아침에 심하다 운동·활동을 하면 감소하거나 잠을 자다 허리가 아파 깨는 경험이 있다면 강직척추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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