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 '3+1' DNA 대혁신...하이닉스 버금가는 M&A 나올수도

사업·자산관리·업무방식·'경영헌법' SKMS 개편

美·中 윤활기유 기업·해외 유망 스타트업 인수 추진

관계사 자산 합쳐 공동사업 나서는 '리소스풀링' 도입

최태원 SK 회장이 14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그룹 혁신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최태원 SK 회장이 14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그룹 혁신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SK그룹이 14일 내놓은 대대적인 그룹 쇄신안은 최태원 SK 회장의 절박한 위기의식이 담긴 작품이다. 최 회장은 평소 사장단 및 임원 회의에서 “지금 이 상태로는 10년 뒤 SK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지금이 전시(戰時)라면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할 정도로 수차례 본인이 느끼는 위기감을 전달해왔다.

SK는 이에 따라 △사업구조 혁신 △자산효율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 3대 부문에서 DNA를 개조하는 수준의 뼈를 깎는 혁신을 실천하는 한편 그룹 경영의 ‘헌법’인 SKMS도 개정해 기업과 사회의 더 큰 행복을 추구하기로 했다. SK 조직원들 입장에서는 ‘3+1 대혁신’이 이날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SK하이닉스 버금가는 초대형 M&A 나오나=SK는 우선 사업구조 혁신 측면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판을 뒤흔들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 지분 100%를 6,190억원에 사들였고 결국 무산되기는 했지만 SK텔레콤 역시 CJ헬로비전 인수를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M&A는 ‘신호탄’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SK 경영진의 미래 구상이다. 통신·에너지 등 규제산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갖고 있는 SK는 M&A나 대규모 해외투자를 통한 시장 확대가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SK는 이에 따라 에너지 분야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M&A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번 타자는 SK이노베이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활기유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미국 또는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기업을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4월 경영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윤활기유사업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이 진행하고 있는 모든 사업에서 포트폴리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SK하이닉스 역시 유망 기술을 갖춘 해외 스타트업을 인수해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단숨에 좁히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이 밖에 주요 사업조직을 중국·미국 등으로 전진 배치하는 한편 핵심 사업의 글로벌 파트너링을 강화하고 사물인터넷(IoT) 등의 융합 신기술 확보를 서두를 방침이다.

또한 관계사들의 자산을 합쳐 공동 사업에 나서는 ‘리소스 풀링(Resource Pooling)’ 제도를 도입해 자산을 효율화하는 한편 △기존의 연공서열식 평가·보상체계를 파괴하고 △각 관계사별 특성에 맞는 인사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일하는 방식에서도 근본적인 쇄신을 꾀하기로 했다.

◇SK 헌법 ‘SKMS’까지 개정…그룹 DNA 모두 바뀐다=SK 경영의 요체이자 일종의 ‘헌법’으로 통하는 ‘SK경영체계(SKMS)’ 역시 개정된다.

SKMS는 1979년 선대 회장인 고(故) 최종현 회장의 주도로 정립된 후 37년 동안 SK의 경영 바이블 역할을 해왔다. SK의 한 관계자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 역경 속에서도 SK가 진화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SKMS”라며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SKMS도 개정해 그룹의 핵심 자산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SKMS는 제정 이후 지금까지 10여차례의 크고 작은 개정을 거쳐왔다. 2004년에는 ‘이해관계자의 가치 추구’와 같은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받아들여 개정됐으며 2008년에는 ‘행복 추구’의 경영철학을 도입해 경영관리 요소를 재정립했다.

이번에 개정하는 SKMS에는 더 큰 행복 추구를 위해 조직원들이 기존 관행을 깨고 과감하게 실행하는 패기를 갖추자는 내용이 핵심 가치로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일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