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서울경제TV]<개국 8주년 특별 방송> 성큼 다가온 로봇투자

[앵커]

금융에 IT가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우리의 금융생활은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스마트폰 만을 가지고 금융업무를 일사천리로 볼 수 있고 은행 없이도 대출을 받는 등 새로운 형태의 금융이 탄생한 건데요. 여기에 최근에는 로봇으로부터 투자상품을 추천받는 서비스까지 등장했습니다.


개국 8주년 기획 ‘핀테크가 일으키는 금융·투자 혁명’ 그 두번째, 오늘은 성큼 다가온 로봇투자에 대해 앵커리포트에 이어 양한나기자가 전합니다.

[기자_정하니]

국내 금융권에 로봇투자 시대가 성큼 도래했습니다.

자산관리의 새 주역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떠오른 건데요.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로 빅데이터와 투자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산을 배분, 운용해 주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어떻게 운영될까요? 먼저 설문을 통해 투자자의 위험 성향을 파악하고 투자 금액, 목표수익률 등을 파악합니다. 이어 투자자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투자자와 일임계약을 맺은 증권사나 은행을 통해 자산관리를 해주는 식입니다.

예를 들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선호하는 투자자는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보수적 투자자에겐 채권의 비중을 늘리는 식입니다. 또 경기상황과 각종 지표를 고려해 자산의 비중을 적절히 배분함으로써 고객이 원하는 수익률을 꾸준히 달성하는 것이 로보어드바이저의 목표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의 직관적,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계량적인 분석기법에 따라 각종 지표들을 분석합니다. 분석한 정보를 토대로 프로그램화된 컴퓨터에 의해 투자자 성향에 맞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는 것이죠. 또 그동안 맞춤형 자산관리가 고액의 자산가들에게 국한됐다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소액 자산가들도 저렴한 가격으로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한 미국 시장을 보면 로보어드바이저의 평균 수수료율은 0.15~0.35%. 업계 평균 수수료 1.1%보다 낮은 편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3~4년 전부터 로보어드바이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요. 글로벌 컨설팅사 AT커니는 2020년이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가 2조2,000억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시장에 비하면 국내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정도입니다.

[인터뷰] 문경록 / 뉴지스탁 대표

“(미국에서는) 주식비중이 높거나 주식만 가지고 한다든가 고객은 아무것도 안하고 서비스가 해준다거나 또는 고객이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서 트레이딩까지 간다거나. 여러 가지 형태의 로보 서비스들이 미국은 나와서 굉장히 성장을 잘 하고 있습니다. 국내 같은 경우는 이제 막 시작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일단 기반 인프라가 되는 금융공학이나 IT적으로 우리나라도 기술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에 몇 년 내에 상당히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에 핀테크 바람이 불면서 국내 금융·증권업계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를 적용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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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은 자산관리 핀테크 기업, 뉴지스탁과 제휴를 맺고 고객에게 종목을 추천해주고 포트폴리오를 구성, 매매신호까지 주는 주식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했고 삼성증권은 자체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주식과 ETF, ETN, 선물 등 다양한 상품을 가지고 고객 맞춤 포트폴리오 구성부터 매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투자 과정을 로보어드바이저가 관여합니다.

이 밖에 NH투자증권의 QV로보어카운트, 현대증권의 현대able로보랩, 한국투자증권의 한국투자로보랩, 미래에셋대우의 로보어드바이저마켓 등 다수의 증권사가 잇따라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이처럼 금융·증권업계 전반에 로봇투자 시대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과연 로봇 투자, 무작정 신뢰해도 되는 걸까요? 이어서 양한나기자가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점과 로봇 투자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은 없는지 알아봤습니다.

[기자_양한나]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로보어드바이저. 하지만 로보 어드바이저가 금융투자업계에 장밋빛 전망만을 제시하는 건 아닙니다.

투자자 이익보다 인공지능 운용자의 이익을 우선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의 이익을 앞세우기보다는 더 높은 판매보수를 얻을 상품을 주로 제시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로 인해 특정인에게 적합하지 않은 금융상품을 파는 불완전판매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가짜·유사 로보어드바이저’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상품과 종목을 골라 매매 타이밍을 잡아주는 수준의 기존 프로그램 매매법을 로보어드바이저로 둔갑시켜놓은 금융회사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사업 허용 범위를 놓고 업체들과 금융당국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당국은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 조언은 할 수 있지만 직접 자산을 굴리는, 이른바 비대면 일임서비스까지는 아직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업체들은 일임 계약을 맺기 위해 고객을 한 명씩 찾아가는 방식으론 사업확장이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인터뷰] 문경록 /뉴지스탁 대표

“가장 중요한게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자로 등록돼야 하는데 비대면 일임업에 대한 규제는 아직 풀리지 않았습니다. 비대면 일임 (규제가) 풀려야지만 로보어드바이저들이 제대로 세일즈를 하고 고객유치를 하고 운용을 할텐데 아직은 안돼 있는 상황이고요. 로보어드바이저시장이 커지려면 비대면 일임이 가능하게끔 규제가 완화돼야한다고 생각하고요…”

로보어드바이저의 성장은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더 높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와 동시에 강한 규제가 사업 활성화를 막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리스크에 대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적절한 감독, 규제와 정책적 지원의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장태훈 / 영상편집 김지현]

정하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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