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고객의 눈물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지난달 저축은행중앙회 임직원들과 함께 상품홍보를 위해 광화문과 경복궁으로 가두 캠페인을 나섰다. 나름 아침 일찍 나섰는데도 거리는 벌써 출근길인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하철역 계단을 종종걸음으로 올라와 바삐 걸음을 옮기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준비해 간 상품안내장을 나눠드리느라 양손이 정신없이 바빴다. 그런데 바쁜 출근시간이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별 관심 없이 그냥 지나치시거나 받아든 안내장을 손닿는 대로 접어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무심한 듯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는 가운데에서도 몇몇 분들은 지나던 발걸음을 멈추고 무슨 상품인지 나눠드린 안내장을 유심히 살펴보며 동행한 직원들에게 상품내용에 대해 직접 질문을 하시기도 했다. 직원의 설명을 들은 분들 중 몇 분은 점심시간 때 인근 저축은행에 한번 가봐야겠다는 말씀을 하시며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발걸음을 옮겼다.

혹자는 이러한 가두 캠페인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묻겠지만 이 방법을 통해서라도 저축은행이 서민들을 위해 준비한 금융상품을 알리고 또 그분들 중 단 한 명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고객을 만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은행 은행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우리은행 간판만 봐도 눈물이 난다는 고객을 많이 만났다. 한번은 지방의 한 중소기업을 찾았는데 이렇게 은행장이 직접 방문한 건 처음이라며 대표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공장을 같이 둘러보며 애로사항을 듣고 앞으로 최선을 다해 은행이 지원을 해드리겠다고 약속을 하며 나오는데 80대의 경영자가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을 나와 고맙다며 나를 꼭 껴안아줬다. 체온으로 전해지는 그 따스함과 진심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했고 그 약속대로 거래지점을 통해 지원을 해드렸다. 얼마 후 다시 만난 그분은 “지나가다 우리은행 간판만 봐도 눈물이 난다”고 이야기한 기억이 있다. 이제는 고객이 어려울 때 저축은행이 있었기에 그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었고 그래서 저축은행이라는 간판만 봐도 눈물이 난다는 고객을 많이 찾아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저축은행들이 서민금융과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저축은행에 주어진 본연의 의무이자 역할이라 생각한다.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홍보하고 지원하고 있는 사잇돌2대출이라는 상품의 경우가 그렇다. 지난 7월 이 상품이 출시된 후 실적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는 일부의 우려 섞인 시각도 있지만 필자는 그런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잇돌2대출은 중신용 금융소비자들이 지속되는 금리 단층 현상으로 인해 겪는 자금 애로를 지원하고 금리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출시한 상품이다.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상품을 통해 필요한 금융을 지원받고 이로 인해 힘들었던 상황이 조금이라도 좋아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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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잇돌2대출뿐만이 아니다. 우리 저축은행은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중신용 서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이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믿음과 정부와 저축은행이 서민금융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신뢰를 쌓아갈 것이다. 이런 저축은행의 노력이 결실을 거둬 삶이 힘겨워 흘리는 고통의 눈물이 아닌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기쁨의 눈물 흘리는 고객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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