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보금자리론 사실상 중단...가계대출 더 옥죈다

대상주택 9억→3억 이하로

대출 한도도 5억→1억으로

"무주택자 실수요 자금인데..."

일각선 "지나친 규제" 비판

국토부도, 청약규제 검토 나서



정부가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신규 공급을 사실상 중단시키는 등 전방위 가계부채 옥죄기에 나선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극약처방’이라지만 무주택 서민을 위한 대출상품까지 중단하는 데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도 수요 억제의 일환으로 맞춤형 수요 억제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당첨 제한 확대, 1순위 요건 강화, 전매제한 기간 연장 등 청약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주택금융공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9일부터 연말까지 보금자리론 대출 대상 주택 가격이 9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낮아진다고 밝혔다.

대출한도 역시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어든다.

보금자리론은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만든 정책금융 상품으로 10~30년간 원리금을 나눠 갚도록 설계한 장기 주택담보대출이다. 무주택자나 주택 취득 30년 이내인 1주택자 등이 대출 대상이다. 대출금리는 현재 연 2.5(10년)~2.75%(30년)로 시중은행보다 낮은 편이다.


이번 조치로 대상 주택 가격과 한도가 낮아지는 동시에 대출자금 용도 역시 제한된다. 기존에는 보전·상환 용도의 대출도 가능했지만 앞으로 주택 구매 때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기존에는 소득기준에 제한이 없었으나 19일부터 연말까지는 부부합산 6,000만원 이하 소득자만 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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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3억원 이하 소형아파트 실수요자가 아니고서는 보금자리론 신규 이용이 어려워졌다. 주금공은 다만 이번 조치가 연말까지 한시적인 것으로 내년에는 대출이 다시 정상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주금공이 보금자리론을 전격 중단한 것은 보금자리론 수요가 지난 6월부터 폭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택경기가 달아오르며 보금자리론 판매금액은 5월까지 한 달에 1조원 미만 수준이었으나 6월에 1조2,802억원이 나갔고 8월에는 2조1,415억원이 팔려 2조원을 넘어섰다.

분양시장 열기와 맞물려 보금자리론이 급증 추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이 차단에 나선 셈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부동산시장에 공급되는 금융권 자금을 줄이려 하고 있다.

하지만 무주택 서민 등을 위한 정책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마저 차단하는 것은 지나친 대출 규제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상품으로 장기 고정금리에 분할상환 상품이라 가장 안정적인 주담대로 꼽힌다. 주택시장에서 보금자리론 같은 실수요 자금을 차단할 경우 부유층만 분양시장에 접근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기 수요 차단이나 주택공급 물량을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은 내놓지 않고 서민 대출상품을 예고도 없이 중단하는 것은 너무 행정편의주의적 접근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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