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계 1위 로펌, 국내 시장 상륙]외국계-국내 로펌 '짝짓기 경쟁' 불붙는다

내년 법률시장 완전 개방 앞두고 미국 로펌 22곳 한국행

EU·美·濠 이어 中까지 참여…"시장 주도권 상실" 우려도



‘레이텀 앤 왓킨스’를 비롯한 글로벌 로펌 대표주자들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앞으로 국내 로펌을 파트너사로 맞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내년 3월 미국에 대한 국내 법률시장의 완전 개방을 앞두고 27곳의 외국계 로펌이 새 터전을 마련하고, 국내 법률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 태세를 마쳤다.

16일 법조계에 한국에 진출한 미국계 로펌 22곳 가운데 ‘글로벌 톱10’ 에 안에 든 곳은 모두 5개(1·2·3·4·6위)에 달한다. 이달 중 서울사무소를 여는 세계 1위의 레이텀 앤 왓킨스를 비롯해 작년 매출 기준으로 세계 2위인 베이커 앤 맥켄지는 2013년 4월에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 글로벌 3위인 DLA 파이퍼도 같은 해 6월에 국내에서 외국법자문법률 사무소를 열었다. 4·6위인 스캐든와 덴튼스 등도 2013~2014년 사이 국내 법률시장에 진출했다. 이들은 모두 미국계 로펌들로 내년 3월로 예정된 국내 법률시장의 완전 개방을 앞두고 국내 로펌을 파트너로 잡기 위한 경쟁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1위의 로펌사가 한국 진출에 나섬으로써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잠시 주춤했던 국내외 로펌간 짝짓기가 다시 탄력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 국내 법률시장 개방은 앞서 유럽(EU)·미국·호주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이후 개정된 ‘외국법자문사법’에 따라 단계별로 진행되고 있다. 자문, 사건 공동처리, 합작 로펌 설립 등 3단계 개방이다. 지난 2011년과 2012년에 우리나라와 각각 FTA를 맺은 EU는 이미 7월에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고 미국은 내년 3월에 완전 개방된다. FTA 체결 시기가 2014년으로 상대적으로 늦은 호주는 오는 2019년 합작법인 설립 등 국내 법률시장 완전 개방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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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대형 로펌 대표 변호사는 “지난 7월 유럽계 로펌에 대한 국내 법률시장 완전 개방이 이뤄졌으나 가장 적극성을 보이던 영국이 브렉시트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한·유 로펌간 합작법인 설립 움직임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미국의 경우 이미 20여곳의 로펌이 국내에 진출한데다 10대 로펌은 물론 중소형 로펌까지 합작법인 설립에 관심이 많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차 개방이 진행 중인 중국의 경우도 국내 법률시장 진출에 관심이 크다”며 “EU·미국·호주에 이어 중국까지 참여할 것으로 보여 국내외 합작법인 설립을 둘러싼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토종-해외 로펌간 결합이 국내 법조시장에 가져다 줄 이해득실에 대한 판단은 엇갈린다. 법률시장의 경쟁이 해마다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로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우수한 인력과 막강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외국계 로펌에게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EU에 이어 미국계 로펌에 대한 국내 법률시장 완전 개방을 두고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는 이유는 해마다 국내 변호사 수가 급증한 데 따라 법조시장 생태계가 차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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