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늑장공시 한미약품 KTOP30 편입 놓고 막판까지 고심"

박영석 운영위원장 "위원들 격론...신뢰 훼손에 제외"



“한미약품을 놓고 위원들과 막판까지 고심했습니다”


박영석(사진) 초대 KTOP30 주가지수운영위원회 위원장(서강대 경영대 교수)은 1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헬스케어 섹터 종목을 새로 편입하기로 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했던 것은 제약 대장주 한미약품이었다”며 “하지만 늑장 공시 사태로 주식 시장의 신뢰를 훼손한 종목을 지수에 편입하는 게 맞는지를 놓고 위원들 간 격론이 벌어졌고 결국 유한양행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업력과 연구개발(R&D) 투자, 제약업계 내 위상 등을 고려하면 유한양행도 지수에 들어올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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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현재 33대 증권학회장으로서 지난 7월부터 산출을 시작한 KTOP 30 지수의 운영 및 관리를 책임지는 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한미약품의 경우 불공정 거래 이슈는 기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기업 핵심 정보에 접근한 내부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며 “조만간 불법 행위가 밝혀지고 사태가 진정된다면 향후 한미약품도 편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OP 30 지수에서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것에 대해 박 위원장은 “변화한 국내 산업 구조를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총 순위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시장 대표성이 약화됐고 주가도 1만원 밑으로 하락해 지수에 미치는 영향도가 낮아져 더 이상 구성종목으로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미 국내 조선업 대표 종목으로 현대중공업이 편입돼 있는 것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향후 지수 운영 방향에 대해선 박 위원장은 “현재 산업구조에 집착해 너무 과거지향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일정 부문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변화하는 산업 구조를 반영해 나가겠다”고 했다. 실제 KTOP30 지수가 벤치마크 모델로 삼는 미국 다우산업평균지수는 지난 2015년 애플을 신규로 편입하면서 100년 동안 자리를 지켰던 터줏대감 AT&T를 지수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코스피 대장주답게 좀 더 많은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면 한다”며 “애플이 다우존스지수에 들어가려고 7대1 액면분할에 나섰던 사례를 삼성이 참고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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