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中 우주정거장 만들 때 韓 태양광 무인기는 地上에

중국이 엊그제 유인우주선 선저우 11호 발사에 성공하며 세계 유일의 우주정거장 보유국에 한발 다가섰다. 선저우 11호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2호를 도킹시킨 후 5년여간의 시험운영을 거쳐 2022년에 우주정거장 전면 운영에 들어간다는 게 중국 정부의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세계에서 하나뿐인 우주정거장 보유국이 된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밀어붙인 ‘우주굴기’가 실감 난다.


미국에서조차 “중국은 우주굴기 중이고 미국은 미래의 낙오자로 전락할 위험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들어 우주과학 분야에서 미국과 러시아를 뛰어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분야의 예산도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는 45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유럽연합(EU)·러시아 다음이다. 중국은 이처럼 비약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한국 우주개발의 현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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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000억원대에 머물던 우주개발 예산이 올해 7,500억원 수준으로 3배 넘게 늘었지만 진전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되레 후퇴하는 형국이다. ‘구글도 성공하지 못한 성층권 90분 비행에 성공했다’고 화제를 모았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태양광무인기가 불과 두달 만에 창고에 방치돼 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혈세 150억원이 투입돼 개발된 무인기가 창고에 처박혀 있는 이유를 들어보면 한숨만 나온다.

예산확보가 어려워 일본산을 대체할 독자 배터리 개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국산 부품을 써 생색을 내고 정작 국산화는 돈을 핑계로 중단한 셈이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낭비한 전형적인 사례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이런 식인데 중국의 발끝이라도 따라갈 수 있겠는가. 주먹구구식 정책이 계속되는 한 아무리 예산을 퍼부어도 우주강국은 그저 남의 집 이야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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