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합니다. 들어와서 보세요.”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 벡스코 제1전시장. 부산항에서 공급하는 선용품의 우수성을 알려 새로운 시장과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부산항만공사와 한국선용품산업협회, 부산테크노파크가 마련한 ‘부산항 국제선용품 박람회’가 전국에서 처음 열렸다. 선용품이란 운항 중인 선박과 신조선에 필요한 생활용품과 부품 기자재 등을 말한다.
이번 박람회는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을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국제해양플랜트전시회 내에 ‘Show-in-show’ 형태로 열렸다. 그래서인지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메스코, 위너스마린 등 18개 업체가 30개 부스로 참가하는 등 소규모로 열렸으나 이날 참가업체의 열의만큼은 대규모 박람회 못지않았다. 항해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메스코의 배광수 기술이사는 “1989년 창립이래 쌓아왔던 기술력과 신제품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해양플랜트전시회에 참가하는 바이어들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데다가 첫 박람회니 만큼 거는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행사 시작 1~2시간부터 박람회장 안팎에는 말쑥한 정장이나 회사 유니폼을 입은 기업 직원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오전 12시 개막행사가 열리고 선용품박람회를 본격 시작하자 전시장은 더 붐볐다.
선용품박람회장에는 돼지고기부터 커피, 치약, 휴지, 소화노즐, LED렌턴, 가위, 기계부속품, 마스크, 보호용 작업복까지 선박에 들어가는 물건들이 늘어서 있었다.
냉장고, 세탁기도 보였다.
30 여년 간 주·부식을 운항선과 신조선에 납품해온 뉴본마린의 한전우 이사는 “부산항의 발전 뒤에는 선박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선용품 산업이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제는 경쟁력을 갖춰서 세계와 경쟁을 할 때”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번 박람회가 부산항 선용품을 홍보하거나 업체 간 네트워크를 확대해 선용품산업 활성화에 촉매제 역할 수행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김영득 한국선용품산업협회장은 “31개국에서 421개사가 참여하는 해양플랜트전시회에 2만 명가량의 국내외 바이어가 찾을 예정이다보니 선용품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결과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세계적인 박람회로 키워나갈 생각”이라 말했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선용품산업은 해운, 항만물류, 조선·기자재 등 다양한 산업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부산항이 지역 경제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선용품 산업을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부산에는 우리나라 선용품 업체의 68%를 차지하는 1,085개 업체가 있지만 대부분 영세업체로 대형 선용품 업체대비 가격 경쟁력과 인지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유류를 제외한 세계 선용품시장의 규모는 연간 48조원(2014년 기준)으로 추산되는데도 불구하고 부산항은 전체의 1.5% 수준인 약 6,500억 원(내항선 공급 실적 제외)에 그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와 한국선용품산업협회, 부산테크노파크는 앞으로 추가 지원 정책을 통해 부산 뿌리산업인 선용품산업을 지역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