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돈 쓰는 금요일'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불금’은 ‘불타는 금요일’의 줄임말이다. 이제는 너무 흔한 말이지만 사실 이 말이 유행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기원이 분명치 않지만 ‘불타는 금요일’이라는 말이 일반에 정착한 것은 힙합 그룹인 다이나믹듀오가 지난 2011년 동명의 노래를 발표하고부터라고 봐야 한다. 그 이전이라 하더라도 2004년 주 5일제를 도입한 후이기 때문에 길게 잡아도 10년 남짓하다.


경제적으로 보면 ‘불금’은 새롭게 출현한 소비형태를 의미한다. 한 주의 일상에서 벗어난 젊은이들이 금요일 저녁 과감한 패션으로 차려입고 지인들과 만나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소비패턴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금요일 저녁 고급 레스토랑의 예약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데다 젊은이들이 주로 가는 ‘클럽’은 아예 금·토·일요일 사흘만 영업하며 그 중 금요일 저녁의 매출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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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경제효과는 우리가 경험했으며 지금도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사용된다.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기 이전 반대 논리의 하나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었다. 그러나 2003년 2.9%이던 성장률은 정작 주5일제 도입 이후 4년간 3.9~5.5%를 유지했다. 현 정부 들어서도 지난해 광복절 전날인 14일, 올해도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이 평소 대비 10% 가까이 느는 소비 진작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일본정부와 재계는 내년부터 매월 마지막 금요일 퇴근 시간을 앞당기기로 했다고 한다. 일찍 회사를 마친 사람들이 쇼핑이나 외식·주말여행 등에 나서도록 만들어 얼어붙은 내수를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라 명명된 이 조치는 서양의 ‘블랙프라이데이’와 한국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이 정책으로 개인소비가 20%(60조엔) 정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지만 ‘돈 쓰는 금요일’까지 만드는 노력이 눈물겹기도 하고 남의 일 같지만도 않다. /온종훈 논설위원

온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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