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더 나아가는' 者가 성취한다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






성리학의 완성자인 주자는 권학문(勸學文·학문하기를 권장하는 글)에서 “오늘 배우지 않으면서 내일이 있다 하지 말고, 올해에 배우지 않아도 내년이 있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 이는 배움이란 끝이 없으므로 계속해서 배우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가르침이다. 필자는 이 구절이 비단 학문의 길뿐만 아니라 기나긴 삶의 여정에 항상 함께해야 하는 마음가짐이라 생각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계속된 경제 불황을 겪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인내심이나 도전의식 없이 쉽게 패배의식을 느끼고 장기적 목표설정보다는 한 번의 성공에 타협하고 쉽게 안주하는 세태가 만연한 듯하다. 현실과 타협이라는 사과는 그 달콤함을 오래 느낄 새도 없이 베어 무는 순간 곧 독이 돼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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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핸드폰 시장의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누리며 독보적인 지위를 지켰던 노키아의 사례가 그 예가 될 것이다. 노키아는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휴대폰 사업에 연이어 큰 성공을 거뒀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핀란드 공룡기업’으로 불리게 된다. 수많은 경영학석사(MBA) 과정들에서 인용하던 성공한 기업의 대표적 사례를 독차지했던 노키아는 2010년 이후 본격적인 세력 확장을 시작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밀려 결국 2013년 휴대폰 단말기 사업 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매각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자기 기술에 대한 지나친 확신, 시장점유율에 대한 자만, 협업 대신 독자 노선만을 고집한 시대착오적인 상황 인식 등을 노키아 몰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즉 스마트폰의 등장이라는 급진적인 환경 변화 앞에서 한 단계 높은 ‘혁신’을 추구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안정’을 선택했고, 위기를 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부재는 결국 견고해 보였던 1위의 지위를 지켜내지 못했음은 물론 기업도태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필자는 성공을 열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안주하지 말고 계속 발전시켜라”라고 당부하고 싶다. 조직 내에서나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수많은 난관과 어려움을 마주할 것이고 그중 몇 번은 성공이라 말할 수 있는 경험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 속에서 무기력함을 느끼고 자신이 원래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조차 망각한 채 현재에 만족하며 안주할 수 있다. 기업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더 나아가라(Go Further)’. 포드자동차가 내세우고 있는 새로운 기업 슬로건이다. 113년의 긴 역사에다 연간 700만대 가까운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이라도 현재의 성공과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간결하지만 절박하게 담아낸 표현이다. 힘든 노력 뒤에 얻은 성공은 안락함과 안주라는 열매로 우리를 유혹하지만 또다시 다가올 변화에 준비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성공이라는 옷은 현재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일 뿐 내 몸에 영원히 맞는 옷은 아님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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