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한국의 전략 '초생명사회'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3> 미래 선도 위한 철학적 접근

科技·인문·경제사회 융합 통해

전체 한국 사회 혁명 이뤄내야

글로벌 패러다임 전환 이끌 것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대한민국의 제4차 산업혁명 전략은 선진국 모방 전략을 넘어서야 한다. 제조 혁신을 중심으로 하는 독일·미국을 넘어 사회 전체의 혁명이라는 관점으로 우리의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글로벌 기술혁명과 한국의 탈추격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초고령화 진입까지 남은 10년 안에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을 넘어 인간과 사회의 혁명이라는 점에서 기존 산업혁명과 차원을 달리한다.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전략으로 사물(thing)을 다루는 과학기술과 나(me)를 다루는 인문과 우리(we)를 다루는 경제사회가 초융합하는 초생명 사회(Holocracy)를 제시해본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묻지 말고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자.

1차 산업혁명은 물질의 양적 공급을, 2차 혁명은 물질의 질적 공급을 통해 인간의 생존과 안정의 욕구를 만족시켰다. 이어 3차 산업혁명은 연결의 혁명으로 사회적 연결 욕구를 충족시켰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을 인간의 자기표현과 자아실현 욕구 충족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자.


4차 산업혁명의 첫 단계는 기술(thing)의 혁명이다.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O2O(online 2 offline) 기술 융합 혁명이 미래 사회를 최적화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내비게이터로 우리는 실제로 가보지 않고도 도착 시각을 예측하고 맞춤 경로를 제공 받는다. 시간과 에너지가 절약된다. 바로 현실과 가상의 교통이 1대1로 대응하는 O2O 융합의 결과다. 이러한 기술은 공장·병원·학교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접목될 수 있다. 수학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O2O 융합 비용과 가치 창출의 부등식이다. 내비게이터의 경우 정보 수집 비용과 저장 비용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데이터 처리속도는 100만 배 이상 빨라졌다. 이제는 대부분의 삶의 영역에서도 내비게이터와 같이 현실을 최적화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려 빅데이터로 쌓아 현실에 대응하는 모델을 만든다. 이를 인공지능(AI)으로 풀어내면 공간 맞춤과 시간 예측이 가능하다. 개별 기술들로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려는 것은 코끼리 다리 만지기가 된다. 현실과 가상세계가 데이터 순환으로 인간의 삶을 최적화하는 O2O 융합으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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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두 번째 단계는 경제사회(we) 혁명이다. AI와 로봇으로 대표되는 생산성 혁명은 초생산 사회를 이룩해 재화의 생산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현재보다 월등한 생산이 가능한 사회가 분배 문제도 해결한다면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혁신의 가속화에, 지속 가능한 분배는 복지의 선순환에 달려 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은 분배 문제를 해결할 거버넌스 혁명이 될 것이다. 분산화된 신뢰 기술인 블록체인이 직접민주제 같은 거버넌스 혁명을 촉발시킬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세 번째 단계는 인간(me)의 혁명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정신적 욕구인 자기표현과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키는 혁명인 것이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을 연구하는 인문학과 융합하게 된다. 이제 인간의 욕구는 물질에서 정신으로 이동하게 된다. 결국 놀이와 문화가 최대의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제 인류는 개별적 인간에서 초연결된 집단 인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간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세상은 다시 작아지게 된다. 과거의 작은 마을과 같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순환할 수 있게 된다. 명예와 재화를 교환하는 미래 사회 철학에 우리의 홍익인간 사상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사물을 다루는 기술과 우리를 다루는 경제사회와 나를 다루는 인문학이 초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사회를 스스로 자기 조직화하는 초생명 사회라 명명하고자 한다.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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