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가세 개편 소득세·비과세·감면 등과 함께 풀어야

복지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증세를 하려면 부가가치세부터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2017년도 예산안 토론회’에서 “부가세 논의를 먼저 하고 소득세 인상을 조금씩 이야기하며 (그래도 모자라면) 그다음에 법인세(인상)를 하자고 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부가세만이 세율인상을 통해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법인세와 달리 부가세 인상에는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조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최우선 세금인상 세목으로 부가세를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세율이 1977년 이후 37년 동안 10%로 그대로인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세율 18.7%(2012년 기준)보다 크게 낮기 때문이다. 부가세가 국세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간접세여서 징수가 수월한 것 또한 인상 논의가 활발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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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가세 인상은 소득·재산 규모와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적용돼 서민 부담이 커지게 된다. 자칫 계층 간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더구나 불합리한 소득세율과 기형적으로 늘어난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 없이 부가세만 인상하면 반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특히 비과세·감면 제도를 서둘러 손볼 필요가 있다. 올해 연장되거나 확대된 비과세·감면만도 무려 30여개에 달한다. 이 중 일부는 합리적 이유도 없이 연장돼 내년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부가세 인상만 논의하면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양극화 완화를 위한 소득세 인상과 비과세·감면 제도에 대한 정비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 중복지-중부담으로 가는 방향이 불가피하다면 어차피 증세 논의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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