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12주 간격으로 보톡스 주사 '지끈지끈' 만성편두통 치료

■대한두통학회 韓·美·濠 임상서 한국인도 효과 입증

국내 80명 대상 머리·목 등 주사

60주후 두통일 수 절반이상 급감

두통 인한 일상생활 장애도 개선

피부 당김 등 부작용은 7명 그쳐



‘보톡스’는 이마·눈가 등의 주름개선용 주사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한 유일한 만성편두통 예방치료제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미국신경과학회(ANN)는 보톡스 주사를 만성편두통 환자에게 반드시 시도해야 하는 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북미·서유럽에서 실시된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만성편두통을 겪는 날과 두통 횟수를 줄여주고 1회 주사로 3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돼 매일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입증돼서다.


그런 점에서 대한두통학회가 지난 15~16일 아시아두통학회 때 발표한 한국인 만성편두통 환자에 대한 보톡스 치료 임상연구 결과는 꽤 인상적이다.

우리나라와 미국·호주에서 총 716명(한국 80명, 백인 582명 등)의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실시한 글로벌 임상연구에서 보톡스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서도 백인과 비슷한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

국내 6개 병원에서 실시된 임상에서 12주 간격으로 보톡스를 머리·목 근육에 주사(155U)한 결과 두통일 수가 치료 전월 21.9일에서 60주 뒤 12일로 45%, 108주 뒤 10.1일로 54% 줄었다. 이는 3개국 전체 환자(22→12.7→11.3일)와 비슷한 수준이다.


편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장애평가(MIDAS) 점수도 치료 전 60.5점에서 60주 뒤 25.5점, 108주 뒤 23.2점으로 줄어 삶의 질이 현저하게 좋아졌다. 불안(GAD-7)·우울(PHQ-9) 정도도 치료 전인 7.8, 8.5에서 108주 뒤 5.0, 5.4로 감소해 상당한 호전 효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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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은 7명에서 보고됐는데 피부가 당겨지는 느낌(3명), 안면근육 마비(2명), 눈꺼풀 마비(1명), 눈꺼풀 부종(1명) 정도였다.

이번 임상연구에 참여한 주민경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두통학회 부회장)는 “국내 만성편두통 환자에게 보톡스 치료의 호전 정도는 서양인과 유사하고 부작용 발생은 서양인에 비해 적었다”며 “국내 만성편두통 환자에게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만성편두통 보톡스 치료에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회당 60만원가량의 본인 부담이 든다. 다만 12주 간격으로 주사하기 때문에 실제 월 부담은 20만원 정도며 매일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보톡스는 통증성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막아 편두통 발생 빈도와 강도를 낮춰준다. 먹는 약의 치료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위장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다. 보톡스는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90개국에서 만성편두통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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