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식품·유통업계에 전용서체 개발 열풍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 각인"…빙그레·티몬 등 잇따라 선봬





식품·유통업계가 전용 서체 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얼핏 무관해보이지만 전용 서체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서체 개발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005180)는 한글날이자 회사 창립일인 지난 9일 ‘빙그레체’를 공개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빙그레체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한국글꼴개발연구원, 윤디자인그룹이 1년에 걸쳐 개발했다. 식품기업의 특색을 강조하기 위해 글자 모서리를 둥글게 하고 시원한 느낌이 나도록 만들었다.

지난 7월에는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도 업계 최초로 ‘몬소리체’를 선보였다. 몬소리체는 젊은 고객을 겨냥해 아기자기하면서 재치 있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자사 블로그를 통해 무료로 배포하고 각종 광고와 택배차량에도 적용하면서 지금까지 10만명 가까이 내려받을 정도로 인기다.


앞서 대상(001680)도 2014년 ‘청정원체’ 2종을 개발하고 이를 마케팅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장이나 소스 등 전통 제품에는 편안한 느낌이 나는 명조체를 사용하고 간편식과 서야요리에는 고딕체를 적용하는 식이다. 롯데마트는 2011년 대형마트 최초로 통큰체·행복체·드림체 등 전용 서체 3종을 내놨다. 손글씨 느낌이 나도록 만들어 주부 고객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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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한류의 주역으로 부상한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올 7월 중문 전용으로 개발한 ‘아리따 흑체’까지 선보였다. 지난 2005년 한글 글꼴 ‘아리따체’를 선보인 이래 4번째 전용 서체다. 중국 여성 고객이 선호하는 서체를 만들기 위해 중국 고전 등을 참고하며 한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조만간 아리따 흑체를 3종으로 늘려 중화권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의 전용 서체 개발은 2004년 현대카드가 ‘유앤아이체’를 도입한 것이 효시다. 이후 삼성생명·하나금융그룹 등 금융권과 KT(030200)·삼성전자(005930)·네이버 등 IT업계를 거쳐 최근에는 식품과 유통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개발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문화 친화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알릴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성이 듬뿍 담긴 전용 서체는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시키고 고객의 일상생활에 파고들며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대부분 기업이 전용 서체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어 일종의 사회공헌활동으로도 역할을 담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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