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문재인 테마주' 우리들제약, 사외이사 회의 참석률 '제로'

'유령 사외이사' 비판 거세...업계는 신뢰도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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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테마주로 불리는 우리들제약 사외이사들의 회의 참석률이다. 올해뿐 아니라 선임 이후 회의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우리들제약은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회고록 파문으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지만 최근까지 대선 바람을 타고 주가가 올랐던 회사다.

24일 바이오·제약업계에 따르면 우리들제약 사외이사인 이승진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와 공수창 영화 감독은 올 들어 열린 5차례의 이사회에 모두 불참했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14회, 10회씩 열린 이사회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기간 회사는 대표이사 선임 건을 비롯해 사모 전환사채 발행, 계열사 연대보증, 전자투표 도입, 재무제표 확정 등 주요 결정을 다수 내렸다. 사외이사들이 나오지 않았지만 모조리 통과됐다. ‘거수기’ 사외이사를 넘어 ‘유령’ 사외이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난해 사외이사 보수로 각각 1,4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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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악재성 공시 사전유출 의혹에 이어 우리들제약과 같은 사례가 반복될 경우 바이오·제약업계의 신뢰도가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화 감독을 제약회사 사외이사로 앉힌 것부터 문제지만 이 교수는 현 이화여대 약학대학장이면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약제학회장을 지낸 업계 최고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개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것이고 평소 기술 분야에서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제약학계를 이끄는 거두로서 책임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양대 국문과 출신인 공 감독은 영화 ‘알포인트’와 ‘GP506’을 연출했는데 업계와의 연관성은 뚜렷하게 찾기 힘들다.

바이오업계 고위관계자는 “김수경 우리들제약 회장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주목받는 회사 치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운영 방식”이라며 “업계 관계자들도 연구만큼 법적·도의적 책임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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