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은 비상하고 싶은 열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무중력지대는 그러한 장애물이 사라진 공간이다. 서울시가 청년들의 활동공간으로 조성한 ‘무중력지대 대방동’의 이름에는 이 같은 의미가 담겨 있다. 청년들이 그들을 구속하는 사회의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무중력지대 대방동은 청년들의 스터디, 세미나를 비롯한 각종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지난해 초 개관했다.
무중력지대 대방동은 13개의 해상운송용 컨테이너들로 구성돼 있으며 주황색, 흰색이 주로 사용돼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2개의 주황색 컨테이너는 1층에서 2층으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이는 청년들의 도전과 비상을 형상화한 것으로 건물 내부에서는 계단, 전시 및 휴게용 라운지 공간으로 활용된다.
컨테이너 구성은 건물이 위치한 장소의 특성인 임시성과도 어울린다. 무중력지대 대방동 건물이 위치한 부지는 원래 주둔하고 있던 미군 부대의 이전으로 일시적으로 주말농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유휴지이며 주말농장 옆 주차장 부지의 한 구석이 무중력지대 대방동의 자리다. 위에서 바라보면 삼각형 모양인 컨테이너 구성은 이러한 입지 조건과 주민들의 보행 동선을 고려한 결과다.
건물 내부는 전면에 큰 창으로 채광을 극대화해 밝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1층에는 다목적 홀, 회의실, 상담실, 세미나실, 나눔부엌이 자리 잡고 있다. ‘상상지대’라는 이름의 다목적 홀은 각종 단체 활동, 프로젝트 진행 등이 가능한 공간이며 나눔 부엌은 개방된 구조로,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에서 2층으로 경사를 이루는 컨테이너의 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올라가면 동일한 규모의 업무공간 5개와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무중력지대 대방동의 이러한 공간 구성은 ‘외부→내부공간(컨테이너)→내부공간(중앙)→내부공간(컨테이너)→외부로 이어지는 관계를 형성한다. 여기에서 컨테이너는 내부와 외부의 관계를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많은 청년이 모여 꿈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무중력지대 대방동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 정책과 건축가의 아이디어가 결합돼 컨테이너 건축이 도시에 색다른 대안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받는다./특별취재팀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