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케미칼 대산 공장은 원유의 일종인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하루 13만배럴씩 정제해 경질나프타(연간 80만톤)와 혼합자일렌(MX, 연간 100만톤) 등을 생산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4년 1월 6대4 규모로 출자해 현대케미칼을 출범시켰으며 지금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대산 공장 상업생산에 따른 기대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원가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콘덴세이트는 원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유가 상승기에 더욱 큰 원가개선 효과를 낸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결의한 뒤 유가가 오름세를 보여 콘덴세이트 정제시설이 수익성 측면에서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게 정유업계의 분석이다.
양사 모두 사업구조가 고도화된다는 장점도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현대케미칼→현대코스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의 고리가 완성된다.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인 현대코스모는 MX를 수입해 폴리에스터 등의 원료인 파라자일렌(PX) 등을 생산하는데 현대케미칼에서 MX를 가져오면 계열사 내부에서 원료수급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중국 수요가 늘면서 PX의 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현대케미칼에는 호재다.
롯데케미칼 역시 대산과 여수에 있는 나프타분해설비(NCC)에 투입하는 원료 중 3분의1가량을 현대케미칼에서 받아와 수급구조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의 한 관계자는 “MX와 경질나프타를 자체 생산해 양사가 연간 1조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적인 원가절감 효과는 양사 모두 연간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정유업계는 내다봤다.
이 때문에 양사는 현대케미칼의 상업가동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직접 챙긴 프로젝트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8월 경영권의 향배가 걸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참석한 후 현장을 방문해 실무진으로부터 사업보고를 받기도 했다. 이르면 다음달 중 열리는 준공식에도 신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화학 사업은 기본적으로 유가와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출렁거린다는 점에서 사업구조 고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대케미칼 출범이 국내 정유·화학업체들의 ‘윈윈’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