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브렉시트 생채기' 깊어지는 英

파운드화 가치 급락따라 MS 등 美 IT기업 제품가격 인상 나서

네슬레 등 他업계 글로벌기업도 동참 태세...경제 타격 본격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가 영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파운드화 가치 급락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식품·의류 등 다른 업계의 글로벌 기업들도 가격 인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브렉시트로 영국 국민들의 지갑까지 얇아지고 있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MS는 내년 1월부터 영국에서 판매하는 자사제품 가격을 최대 22%까지 올릴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MS에 따르면 윈도·오피스 등 소프트웨어는 물론 최근 영국 기업들의 가입이 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의 이용료도 20% 인상될 예정이다. FT는 MS의 결정이 지난 6월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급락한 파운드화 가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영국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1파운드당 1.2211달러를 기록해 6월23일과 비교하면 약 18%나 가치가 하락했다. 신문과 인터뷰한 MS 영국 대변인은 “우리는 판매지역마다 제품 가격을 주기적으로 새로 책정한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그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델·휴렛팩커드(HP) 등 다른 미 IT 기업들도 제품 가격을 이미 올렸거나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7월 영국 내 제품 판매 가격 10% 인상을 선언한 델은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더 떨어지자 추가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HP의 경우 브렉시트가 영국 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제품 가격을 조정할 경우 제휴 파트너에 통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글로벌 IT 기업들의 제품 가격 인상이 영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늘려 즉각적인 타격을 가한다는 점이다. MS를 포함한 미 IT 기업들은 영국 대기업은 물론 정부부처·공기업 등에 소프트웨어 등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IT 전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브렉시트가 초래할 불확실성과 파운드화 가치 폭락으로 올해 영국 내 기술 분야에서만도 5% 이상의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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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들의 영국 내 제품 가격 인상은 다른 업계로도 확산될 조짐이다. FT에 따르면 다국적 식품기업 유니레버가 파운드화 급락을 이유로 최근 주요 제품 가격을 약 10% 올린 가운데 세계 1위 식품기업인 네슬레도 영국에서의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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