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는 18, 19인치 타이어 모두 미쉐린 제품을 장착한다. 17인치는 금호타이어가 낙점됐다. 기존 그랜저HG에 메인 타이어를 공급해온 한국타이어는 LPG 차량에만 타이어를 공급한다.
과거 그랜저HG는 최고급 19인치 타이어에만 미쉐린을 탑재했다. 하지만 이번에 신형 그랜저를 내놓으면서 메인 타이어까지 수입산으로 대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품의 성능 문제도 있지만 고급차량이라는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미쉐린을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 설명과 달리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현대차와 한국타이어의 갈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3월 한국타이어는 신형 제네시스에 공급한 노블2 타이어에서 소음 논란이 일자 해당 타이어를 무상교체하기로 했다. 당시 타이어 한쪽 측면이 마모돼 소음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1년 반이 흐른 지금까지 한국타이어와 현대차 모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차 개발단계부터 타이어를 함께 연구 개발하는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특성상 한국타이어에만 책임이 전가돼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타이어 품질 논란 이후 현대차는 지난해 말 출시한 제네시스 ‘EQ900’에 독일산 콘티넨탈과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했다. 당시 현대차는 수입 타이어 채택 이유에 대해 최고 수준의 승차감과 정숙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1999년 1세대 에쿠스가 나온 후 현대차가 최고급 차종에 한국타이어 등 국산 제품을 OE로 쓰지 않는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그 이후 기아차 ‘올 뉴 K7’ 역시 최고급 모델인 3.3 가솔린 차량에 콘티넨탈 타이어가 탑재됐다. 현대차의 첫 번째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과 기아차 ‘니로’도 미쉐린을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BMW 7시리즈와 포르쉐 마칸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에 OE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연이은 공급 실패가 납득하기 힘든 상황일 수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입 타이어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