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램시마 유럽 돌풍 美서도 재연될까

셀트리온 내달 美서 출시..."2조원대 매출" 자신

월가는 "경쟁사 가격인하로 맞불... 최대 10억불 그칠 듯"

램시마 추가 할인·임상통해 대박 가능성도 높아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인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의 11월 미국 출시가 확정되면서 유럽에 이어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셀트로온이 최소 6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다국적 제약사인 얀센의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 시장을 10% 이상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레미케이드 판매사인 존슨앤드존슨(J&J)이 가격경쟁에 나선데다 램시마의 대체처방 가능성이 아직 불투명해 대성공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램시마 판매승인 당시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은 “미국에서 2조원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레미케이드 매출 규모가 지난해 45억달러, 올 상반기 29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을 40%까지 대체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램시마는 올 상반기 유럽에서도 출시 1년여 만에 시장점유율 40%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포춘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월가는 램시마의 시장점유율이 최대 17%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JP모건과 웰스파고는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인한 레미케이드의 매출 감소액을 각각 10억달러(약 1조1,369억원), 6억달러 정도로 전망했다. 램시마의 파괴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가격이 기대만큼 저렴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를 통해 공급되는 ‘램시마’의 판매가격은 레미케이드 정가보다 15% 낮게 책정됐다. 영국과 노르웨이 판매가격이 오리지널 대비 각각 50%, 69% 저렴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클 베인슈타인 JP모건 애널리스트는 “15% 할인은 새로운 고객들을 유인하기에는 충분히 싸지만 기존 고객들이 약을 바꾸게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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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J&J는 램시마 돌풍을 초기에 저지하기 위해 치열한 가격경쟁에 나설 기세다. 도미닉 카루소 J&J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레미케이드는 이미 계약 옵션, 리베이트 등의 방법으로 대량구매 때는 정가 대비 약 30%에 가까운 할인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환자들이 최적의 가격으로 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는 바이오시밀러는 아직 ‘대체처방’이 안 된다는 점이 램시마의 약점이다. 대체처방은 별도 의사 처방 없이 오리지널 약을 대체·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로 미국은 화학적 약품의 제네릭(복제약)에만 적용하고 있다. FDA는 올해 말 바이오시밀러의 대체처방 가능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제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또 레미케이드 대신 램시마를 처방했을 때 효능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스위치’ 보고서가 학계에 아직 많이 나오지 않은 점도 미국 내 처방 증가를 막는 요인이다.

하지만 램시마 측도 ‘성공 스토리’를 또 한 번 쓰기 위해 전의를 다지고 있다. 화이자가 본격적인 공급 협상에 들어갈 경우 추가 할인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결국 가격경쟁력에서는 J&J가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해 출시된 미국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작시오’의 경우 15% 할인율만으로도 오리지널 약 ‘뉴포겐’의 시장을 20% 가까이 잠식했다. 또 화이자는 시판 후 추가 임상을 뜻하는 임상4상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스위치’ 보고서 부족이라는 문제를 정면 돌파하려 한다. 유럽 내 ‘램시마’의 점유율이 높아지며 의학계의 호의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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