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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환자 외면하는 권역외상센터, 국비 2700원 들이고도 놓친 26개월 민건이의 골든타임

‘PD수첩’에서 권역외상센터의 실태를 고발했다.

25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수술을 통해 회복될 수 있었음에도 골든타임을 놓쳐 세상을 떠난 26개월 민건이의 이야기를 다룬 ’두 살 민건이의 죽음, 골든타임은 있었다‘가 전파를 탔다.

지난 9월 30일 오후 5시 경, 26개월 민건이는 10톤 견인차에 깔리는 큰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곧바로 인근 전북대 병원으로 이송된 민건이는 사고 직후에도 말을 할 정도로 의식이 있었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렀다.

MBC ‘PD수첩’ 방송화면MBC ‘PD수첩’ 방송화면


응급실 당직 전공의가 두 시간에 걸쳐 전원을 요청한 12곳의 병원 중에는 중증외상환자를 담당하도록 설립된 권역외상센터가 4곳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 전남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혈관이나 신경의 미세접합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며 민건이의 전원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렇게 전원을 요청하는 동안 민건이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고, 이후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다.


‘PD수첩’은 또 지난 5월에 발생한 오토바이 사고를 조명하며 권역외상센터의 행태를 고발했다. 당시 사고로 전남대병원에 이송된 환자가 하급 기관인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수술하기까지 16시간이 흐르는 동안 아무런 처치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환자는 결국 한 쪽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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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2700억 원을 들여 설립된 권역외상센터는 365일 24시간 중증외상환자의 치료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수술실이 없다는 이유로 전원하거나, 하급 병원에서 권역외상센터를 찾았던 중증 환자를 다시 하급 병원으로 재전원하는 일을 겪은 환자가 85명에 달했다.

응급센터의 이름에 맞지 않는 처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 민건이의 어머니 말처럼, 중증외상환자를 위해 설립된 권역외상센터가 환자를 외면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씁쓸함을 남기며, 다시 한 번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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