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어닝쇼크'…기아차는 파업 예고

현대차 영업익 전년동기비 30%↓

기아차 "현대차만큼 임금 올려달라"



현대자동차가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을 발표한 당일 기아차 노조는 올 들어 22번째 파업을 예고했다. 올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0% 가까이 주저앉은 현대차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형제 회사인 기아차의 노조는 현대차만큼 임금을 올려달라며 파업에 나서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단종으로 수조원대의 직간접 손실을 본 데 이어 현대차마저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가뜩이나 수출부진에 허덕이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기아차까지 파업을 장기간 이어갈 경우 충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 집행부는 27일 오후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노조원들에게 전달했다. 지난 24일 열린 본교섭에서 “임금인상 제시안 총액이 현대차 정규직과 17만원 차이가 난다”며 동등하게 맞춰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이 추가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사측은 최근까지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경영성과급 250%+250만원 등의 추가 협상안을 내놓은 상태다.

노사 간 교섭 테이블이 여전히 열려 있는 상황에서 예고된 파업은 27일 오전 중 극적 타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는 물론 기아차까지 동반 위기에 놓인 가운데 기아차 3·4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파업을 결의하는 것은 지나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현대차는 올 3·4분기 매출 22조837억원, 영업이익 1조681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 감소해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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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실적표를 받아든 현대차는 올 초 세운 판매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공식 선언했다. 현대차는 지난달까지 347만7,91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올해 판매목표인 501만대 달성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판매감소와 함께 수익성도 더욱 악화됐다. 올 3·4분기 영업이익률은 4.8%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포인트 하락했다. 실적개선 전망도 어둡다. 현대차 관계자는 “선진국 성장세 둔화와 신흥국 경기부진 지속으로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한 현대차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앞서 현대차그룹 51개 계열사 소속 전체 임원 1,000여명은 이달부터 급여를 10% 자진 삭감하기로 하는 등 위기타개를 위한 선제대응에 나선 상태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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