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3·4분기에 지난 2012년 이후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철강재 가격 인상 효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중국 철강 구조조정에 따른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철강업계의 4·4분기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26일 3·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7% 늘어난 1조3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3·4분기 이후 처음이다. 다만 그룹 차원의 계열사 통폐합 등 구조조정 영향으로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줄어든 12조7,476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철강재 가격 인상 효과 등을 반영하더라도 포스코의 3·4분기 영업이익을 8,000억원 후반대로 예상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 효과가 국내뿐 아니라 그동안 고전을 면하지 못하던 해외 철강 자회사들에도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깜짝 실적을 올렸다. 적자를 지속하던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법인은 385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멕시코와 베트남·인도 생산법인의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시황 부진 등으로 3분기 누계로 1조3,000억원 이상 이익 감소 요인이 있었지만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오히려 2,800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자체 영업이익은 2011년 3·4분기 이후 20분기 만에 최대인 8,524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보유현금만으로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을 모두 갚고도 남을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순차입금 규모는 8,295억원으로 줄었고 부채비율은 포스코 창사 이래 최저 수준인 16.9%로 낮아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수익 개선을 위해 취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WP 제품 비중 확대 전략도 효과를 거두며 WP 제품 판매 비중이 직전 분기보다 2.9% 늘어난 48.1%를 달성했다.
포스코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4·4분기 실적 기대도 커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철강제품 판매가격 인상 요인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쇳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강점탄 현물 가격은 6월 말 톤당 93달러에서 이달 중순 236달러로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4·4분기에는 3·4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 수 있겠지만 원재료 가격 인상 영향으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