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회사인 프라코는 26일 유가증권 사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던 증권신고서를 철회했다. 기업공개(IPO) 직전 상장철회는 올 들어 가구업체인 까사미아와 반도체 중고장비업체 서플러스글로벌, 두산밥캣에 이어 네 번째다. 두산밥캣은 상장 철회 이후 나흘 만에 IPO에 재도전해 오는 11월18일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프라코는 이날 철회신고서에서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했지만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웠다”며 “여러 여건을 고려해 공모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프라코는 희망 공모가 밴드 1만9,000~2만1,900원으로 결정하고 지난 20일부터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기관투자가들은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았다. 프라코는 기업가치 산정 기준을 올해 반기 실적이 아닌 지난해 연간 실적과 동종산업 내 기업 주가이익비율(PER)을 바탕으로 결정했다. 기관이 미심쩍어한 부분은 기업가치 산정 시점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지난해 이익을 기준으로 공모가를 결정해 고평가됐다는 게 기관들의 주장이다. 프라코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5억원인 데 반해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154억원이다. 올해 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전체의 29% 수준에 그치고 있다. 프라코 측은 “기관으로부터 고평가 지적을 받았지만 해외 수주를 고려하면 현재 공모가 수준도 높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앞서 까사미아도 시장 예상보다 높은 공모가에 기관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며 상장을 철회했다. 까사미아는 공모가 산정 당시 동종 업종의 주가이익비율 바탕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는데 한샘과 같은 큰 가구업체의 높은 기업가치로 인해 까사미아의 공모가도 부풀려졌다는 평가다. 두산밥캣도 몸값을 지나치게 높게 불러 상장이 연기된 바 있다. 기존 4만1,000~5만원이었던 두산밥캣의 공모가는 고평가 논란에 2만9,000~3만3,000원으로 낮춰 상장에 재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