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종차별 풍자소설 '셀아웃'으로 美 작가 폴 비티 맨부커상 안았다

심사委, 만장일치로 결정

"맹렬한 위트로 핵심 파헤쳐" 評

총격사건 등 美 흑백갈등 속 수상

비티 "글쓰기는 내게 삶을 줬다"

미국 소설가 폴 비티가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셀아웃(The Sellout)’으로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미국 소설가 폴 비티가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셀아웃(The Sellout)’으로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작가 폴 비티(54)가 미국의 인종 문제를 신랄하게 풍자한 소설 ‘셀아웃(The Sellout)’으로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로 꼽히는 영예의 올 영국 맨부커상을 거머쥐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맨부커상 심사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맨부커상은 영국 유통업체 부커가 지난 1969년 제정한 상으로 영국과 캐나다·호주 등 영연방 작가들에게만 시상하다 2014년부터 영국에서 출간된 영어로 쓰인 외국 작품에 대해서도 수여해왔다. 매년 10월에는 맨부커상, 5월에는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시상하며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5월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상을 받기도 했다.

역사학자인 어맨다 포먼 심사위원장은 “이 작품이 조너선 스위프트나 마크 트웨인 이래 보지 못한 종류의 극도로 맹렬한 위트로 현대 미국 사회의 핵심부를 파고들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 작품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비티의 네 번째 소설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교외 마을을 가상의 무대로 삼아 노예제와 인종분리 정책의 복구가 시도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프리카계 흑인 ‘봉봉’이 법정에 서는 장면으로 시작해 그곳에 이르기까지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짚어나가는 방식으로 흘러가며 그 과정에서 인종에 대해 정형화된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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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회는 “작가는 묘할 만큼 솔직하고 선의를 지닌 영웅이 자신의 부패한 세상을 순수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견딜 수 없는 미국의 오늘날 현실을 부조리한 결말로 이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현재 백인 경찰의 흑인 사살 논란 등으로 흑백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다.

비티는 이날 시상자로 나선 찰스 영국 왕세자의 부인 커밀라 콘월 공작부인에게 상을 받고 나서 “이것이 내게 얼마나 오랜 여정이었는지 여러분께 말할 수 있다”며 “글쓰기는 내게 삶을 줬다”고 감격을 표했다.

1969년 부커상으로 출발한 이 상은 2002년부터 금융서비스회사 맨그룹의 후원을 받으면서 맨부커로 이름을 바꿨다. 상금은 5만파운드(약 6,900만원)다.

지난해에는 자메이카의 말런 제임스의 ‘일곱 가지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가 영예를 안았으며 영국 출판사 원월드는 이에 이어 ‘셀아웃’으로 두 번째 맨부커상 수상작을 배출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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