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정재준 아리바이오 회장 "한방원료로 美 건강기능시장 잡을 것"

면역력 증가 보중익기탕 시작

헛개나무 추출물 등 5개 제품

까다로운 NDI 인증 획득 자신

내년 상반기 현지 유통 목표

정재준 아리바이오 회장이 성남 판교 신약개발연구소에 전시된 건강기능식품 원료들 사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미기자정재준 아리바이오 회장이 성남 판교 신약개발연구소에 전시된 건강기능식품 원료들 사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미기자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인 아리바이오가 이번에는 4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건강기능식품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약이나 홍삼, 헛개나무 추출물 등 서양에서는 아직 낯선 한방 원료들을 안전하고 먹기 편한 기능식으로 만들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27일 경기 판교 아리바이오 신약연구소에서 만난 정재준(59·사진) 회장 겸 연구개발(R&D) 소장은 “면역력을 높이는 한약 탕제인 ‘보중익기탕’을 통합의료진흥원과 공동으로 개발해 이번주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증하는 ‘신규 기능식품 원료(NDI·New Dietary Ingredient)’로 신청할 계획”이라며 “제품 안전성을 입증해 내년 상반기 중 미국에서 유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 이후 헛개나무 추출물이나 자체 개발한 홍삼 제품 등 총 4개 품목의 NDI 인증 절차도 밟아갈 계획이다. 그는 “알콜성 간 손상을 개선해 주는 헛개나무 추출물은 최근 한국 식약처로부터 개별인정형 제도 인증을 받았다”며 “NDI 인증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별인정형 제도란 인체 및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은 원료에 대해 독점 판매권을 허가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정 회장은 “홍삼 제품의 경우 미국 코스트코 입점 계약을 추진 중하고 조만간 수출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FDA에서 NDI 인증을 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원료의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 탓에 지난 1994년 관련법 시행 이래 인증 횟수가 1,000건을 밑돈다. 2014년에도 76개가 신청돼 9개만이 인증받았다. 실패율이 88%인 셈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문턱이 높은 만큼 인증만 받으면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준비 서류만 100페이지가 넘어가기 때문에 웬만한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은 뛰어들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아리바이오는 임상·동물실험 등 신약개발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가 많아 FDA 요구 자료를 비교적 쉽게 축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3년간에 걸친 ‘보중익기탕’ 개발과 NDI 신청 경험을 다른 신제품 출시, 천연물 신약개발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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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영국에서 바이오텍 벤처를 10년 가까이 운영하며 쌓은 신약 개발 컨설팅 노하우를 토대로 2010년 아리바이오를 설립했다. 하지만 먼저 두각을 나타낸 쪽은 기능성 화장품과 기능성 음료 분야다. 미국 나사(NASA)가 개발한 ‘무중력 배양기술’로 만들어 화제를 모은 기능성 화장품 ‘에포라’와 미네랄을 빠르게 보충해주는 기능성 음료 ‘앱스워터’ 등이 아리바이오가 자랑하는 제품이다. 정 회장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발견한 원료와 기술을 써먹을 데를 고민하다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능성 화장품과 음료 시장에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면서 궁극적 목표인 신약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정 회장은 “11개 파이프라인 중 혈관성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의 2상이 내년 1·4분기 내에 들어가고 패혈증 신약의 임상 1상도 5월 중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치료제의 임상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진행될 예정이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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