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역대 최대 27兆 투자로 갤노트7 위기 정면 돌파

4분기에만 12.3조원 집중 투자

V낸드·OLED 등 설비 대폭 늘려

반도체·디스플레이 호황 덕

3Q 실적 5.2조원대로 선방



삼성전자가 4·4분기에만 12조원을 시설투자에 쏟아부으며 올해 전체 투자 규모를 사상 최대인 27조원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에 선제투자해 ‘갤럭시노트7 단종’ 위기를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3·4분기 영업이익 역시 갤노트7 충격에도 불구, 반도체·디스플레이의 선방 덕분에 5조원대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27일 3·4분기 실적 발표 후 이어진 투자자설명회(컨퍼런스콜)를 통해 올해 시설투자가 역대 최대인 27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에만 총 13조2,000억원을 투입하는데 이 중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8할, 파운드리(수탁사업)를 비롯한 시스템 반도체 투자 비중이 2할이다. 디스플레이에도 10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3·4분기까지 총 14조7,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는 삼성전자의 설명을 고려하면 4·4분기에만 12조3,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4분기 투자는 내년에 전 세계 수요가 확 늘 것으로 기대되는 3차원(3D) 낸드플래시(V낸드) 메모리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도 평택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외벽의 공사를 다음달께 마무리하고 내년 초까지 V낸드 생산설비를 들여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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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D램·낸드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30~40%를 지배하고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분야 전 세계 점유율이 90%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고도의 기술력과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차세대 제품인 V낸드·OLED 생산량을 확 늘려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쟁자를 압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한 덕분에 3·4분기에만 영업이익 2조6,000억원에 상당하는 손실을 안긴 갤노트7 단종 사태도 큰 흔들림 없이 막아낼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27일 발표한 실적 확정치를 보면 지난 분기 매출액은 약 47조8,156억원, 영업이익은 5조2,000억원이었다. 이 중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한 IT·모바일(IM)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000억원) 대비 95.8%나 깎였다. 하지만 삼성전자 부품(DS)부문 산하 메모리·시스템LSI 사업부 영업이익은 3조3,7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200억원을 기록해 5조원대 영업이익을 지키는 데 결정적 공을 세웠다.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의 영업이익은 7,700억원이었다.

다만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2014년 3·4분기(4조600억원) 이래 8분기 만에 최저인 만큼 2014년의 부진을 딛고 재도약의 기세를 올리던 삼성전자로서는 일단 제동이 걸린 셈이다. 삼성전자는 4·4분기와 내년까지 이어질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의 안정적 수요 증가에 기대수익을 끌어올리면서 차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8 등으로 상처 입은 스마트폰 1위 기업의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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