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모바일 금융시장에서의 패권 경쟁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각 은행들이 자사 모바일 플랫폼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 사의 제휴가 모바일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주목된다.
양 사는 모바일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 사업을 위해 함께 설립한 합작투자법인의 사명을 주식회사 ‘핀크’로 확정하고 지난 28일 공식 출범했다고 30일 밝혔다.
핀크는 정보기술(IT)과 금융을 융합한 ‘핀테크’ 회사로 올해 8월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하나·SK 생활금융 플랫폼’이라는 가칭으로 설립을 깜짝 발표한 바 있다. 자본금은 500억원으로 하나금융이 51%, SK텔레콤이 49% 출자했으며 설립 후에는 하나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민응준씨가 선임됐다. 민 대표는 삼성SDS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전략컨설팅회사 BCG와 LG텔레콤을 거쳤으며 디지털콘텐츠 전문기업 다날과 핀테크 업체 Fin2B에서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임직원 수는 31명으로 하나금융과 SK텔레콤에서 절반가량씩 옮겨왔다. 향후 사업 방향과 규모에 따라 핀테크 관련 전문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핀크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 제공과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내걸었다.
먼저 금융과 통신 역량을 결합해 실생활과 밀접하면서도 혁신적인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활용한 모바일 자산관리, 간편송금과 결제 등 선불계좌 연계 서비스 및 다양한 개인간거래(P2P) 금융 등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핀테크 기업에 대해 인큐베이팅하거나 지분을 투자하는 등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에도 힘쓰겠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핀테크 회사의 혁신기술을 활용하거나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해외 송금과 결제 등 글로벌 연계 금융 서비스도 추진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이번 합작은 하나금융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영업 개시가 임박하고 각 은행들이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모바일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하나금융의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카카오뱅크에 참여한 KB국민은행, K뱅크에 참여한 우리은행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해 인터파크 컨소시엄으로 인터넷은행에 진출하려 했으나 예비인가에서 탈락해 다른 방법으로 핀테크·모바일 금융 분야에 진출할 필요성이 있는 상황이다. 핀크의 한 관계자는 “은행과는 달리 조직과 인력 면에서 운영은 물론 사고도 유연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고객 관점으로 접근해 핀테크에 해당하는 것들을 종합적으로 모아 가장 편리한 방식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핀크는 핀테크 서비스 연구 개발 및 상용화 단계를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조권형 권용민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