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레이더는 대륙 반대편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상공에 있는 야구공 크기의 물건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고성능 탐지력을 갖췄다. 탐지거리가 2,000㎞를 넘는 이 레이더는 길이 116m, 높이 85m에 무게 5만t으로, 축구장만한 갑판 위에 거대한 레이더돔을 탑재해 대기권 밖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한 뒤 요격체계에 통보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일 “미국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가 모항인 하와이를 출항해 모처에서 한 달간 임무를 수행한 다음 지난달 말 하와이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는 한반도 인근 공해상에서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9월 9일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뒤 같은 달 20일에는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엔진분출 시험을 하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10월 초에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위성발사장’에서 동시 도발하려는 움직임까지 포착된 바 있다.
미국은 북한의 이런 전략적인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를 한반도 쪽으로 이동시켜 임무를 수행했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 일간 ‘더 선’은 3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미국을 향하는 북한 핵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를 북한 해역 바깥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