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하고 복합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위기는 그동안 우리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일해온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보고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위기’와 ‘변화’를 강조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4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지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권 부회장을 비롯한 사장단과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47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권 부회장은 창립기념사에서 현재 상황을 위기로 진단하며 “세계 경제가 저성장·불확실성 심화로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복합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잘되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도 동반 상승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면 나머지 사업 부문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의 충전 중 화재 사태로 조기 단종시켰고 3·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 감소한 5조2,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권 부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모든 부문에서 내부 시스템을 점검하고 철저한 위기관리 체계를 갖추자”며 “사업·조직·개인의 관습적인 시스템과 업무방식을 점검해 바꿀 것은 바꾸고 문제점은 개선해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의 근간인 기술 리더십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더욱 혁신해야 한다”며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고도화하고 창의적이고 탁월한 아이디어로 일상에 가치를 더하는 차별화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변화하는 고객에 대한 세심하고 깊이 있는 연구로 진정 고객이 원하는 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간과하거나 보지 못한 고객층과 고객의 본원적 수요(니즈)를 발굴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갤노트7 사태에서 발견된 삼성전자의 내외부 시스템을 개편하고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도약에 나서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한 것이다. 고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것도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해온 오랜 역사와 저력이 있다”며 “일하는 방식, 혁신에 대한 사고, 고객에 대한 관점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철저히 개선해 이 위기를 재도약 계기로 삼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