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증권사 직원 계좌로 투자금 넣지 마세요"

고수익 미끼로 자금 모은 뒤 잠적

금감원 '소비자 주의경보' 발령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근무한 A씨는 고객 수십명으로부터 2012년부터 올해까지 50억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은 뒤 돌연 잠적했다. 투자 전략을 외부에 알리지 않기 위해 개인계좌로 돈을 넣어야 한다는 A씨의 꾀임에 해당 증권사 고객들이 속아 피해를 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일 이 같은 형태의 투자 피해 사례를 소개하며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소비자경보는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주의·경고·위험 등의 순서로 강해진다. 서규영 금감원 금융투자국 부국장은 “증권사 직원이 고객과의 친분 등을 이용해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투자금을 개인계좌로 받은 뒤 돌려주지 않아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어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개인계좌로 보낸 돈은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적발될 가능성이 낮은데다 피해금을 보전받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증권사 직원의 개인계좌로 투자금을 넣는 행위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수익·고배당 등을 조건으로 투자를 권유하는 직원의 말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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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올해 말까지 증권사 임직원의 사적 금전거래 관련 제보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우편(금감원 금융투자국)과 팩스(02-3145-7045)를 통해 증빙 자료와 함께 피해사례를 제보하면 금감원이 자체 점검을 지시하고 필요하면 직접 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증권사가 전국 각 영업점과 홈페이지·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 직원 개인계좌를 통한 거래의 위험성과 함께 본인 계좌를 통해 입·출금할 것을 안내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도록 했다. 김진국 금감원 금융투자준법검사국 팀장은 “집중 단속·점검 기간에 고객과의 사적 금전거래로 적발된 증권사 임직원은 금융 관련 법령에서 허용하는 최고 수준의 엄정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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