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5> 6대 디지털화 기술

IoT·SNS·클라우드 등 기술로

시간·공간·인간의 데이터화 실현

4차 산업혁명 경쟁 뒤처진 한국

규제 혁파로 재도약 발판 마련을

이민화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이민화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


4차 산업혁명은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융합이다. 두 세계의 융합은 현실을 데이터화하는 디지털화 과정으로 시작한다. 6대 디지털화 기술로 가상의 데이터 세계를 만드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이해의 첫 단계가 될 것이다.

현실 세계는 시간·공간·인간이라는 3대 요소로 구성돼 있다. 언제·어디서·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데이터화하면 현실과 1대1 대응되는 평행 모델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시간·공간·인간을 디지털화하는 6대 디지털화 기술이 동원된다. 이를 간단히 알아보기로 하자.


우선 공간의 디지털화에는 사물인터넷(IoT)과 위치 기반 서비스(LBS·Location Based Service)가 주된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똑똑하고 연결된 센서’인 IoT는 스마트 공장, 스마트 시티, 물류와 유통, 스마트 홈, 스마트 쇼핑, 스마트 오피스 등 수많은 분야에서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즉 사물을 데이터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근거리무선통신(NFC) 같은 IoT는 단순한 데이터화가 아니라 지능화까지 제공한다. 그래서 IoT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보다 사물지능화(Intelligence of Things)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맥킨지 컨설팅사에 따르면 10년 후인 오는 2025년 IoT 시장 규모는 최소 2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할 정도로 거대한 미래 기술이다. 구글·애플·퀄컴·삼성 등이 IoT 표준을 선점하려 연합체를 구성하며 총력을 다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LBS는 사람과 자동차와 물류 등의 위치를 데이터화해 가상 세계로 보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동차 내비게이터에 있는 위성항법장치(GPS)가 실외 위치를 제공한다면 비콘 등의 기술은 실내 위치를 제공한다.


다음으로 인간의 디지털화는 생체인터넷(IoB)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두 기술이 담당하고 있다. 인간 개개인의 정보는 흔히들 웨어러블이라고 말하는 IoB 기술이 데이터화해 가상 세계로 보내고 있다. 삼성 기어 같은 스마트 시계를 차면 맥박·온도·운동량 같은 생체 정보들이 인터넷으로 저장 분석돼 개개인의 맞춤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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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는 사람 간의 관계 데이터를 가상 세계로 보내 가상의 사회를 구성하게 된다. 이를 통해 거대한 가상의 인간 세계가 구축되고 다시 개개인에게 맞춤과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더 나아가 개별적인 인간들이 IoB로 강화인간이 되고 SNS로 집단생명화하게 된다. 필자는 10년 전 이러한 현상을 호모 모빌리언스로의 진화 과정이라 명명한 바 있다.

시간의 디지털화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의 담당이다. 시간은 기록이다. 이제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에 기록된 공간과 인간의 정보는 편집돼 최적화될 수 있다. 과거 연속극은 ‘본방’ 사수를 해야 했으나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순서를 마음대로 바꿔 볼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우리는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하게 된 것이다. 클라우드는 데이터의 집이다.

공간과 시간의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되면 빅데이터가 된다.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하면 시간을 예측하고 공간을 맞춰 인간에게 개별적으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클라우드는 새로운 4차 산업혁명 공간이다. 빅데이터는 AI의 식량이다. 빅데이터 없는 AI혁명은 없다. 우리 대한민국은 3차 산업혁명인 연결의 인터넷 혁명은 벤처를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대처했으나 집단지능의 4차 산업혁명은 각종 규제로 너무나 뒤처져 있다. 우리는 이제 정보기술(IT) 선진국이 결코 아니다. 규제 혁파가 재도약의 돌파구다.

IoT·LBS·IoB·SNS·클라우드·빅데이터가 현실을 가상화하는 6대 디지털화 기술이다.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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