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1조 모은 달러금리 연동 DLS, 수익률 4~5%대 상품 실종 왜?

파생상품 수익은 '제로섬 게임'

美 금리 인상 가시권 들어서자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사라져

반대쪽 포지션 수익 2%대 급감

금투업계 대체상품 잇달아 출시



금리 인상의 수혜 상품으로 주목받았던 달러 금리 연동 파생결합증권(DLS)이 막상 미국의 통화 긴축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 상품은 올 들어 1조원가량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끈 상품이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최소가입 금액을 5,000만원으로 정하고 주요 프라이빗뱅크(PB) 센터를 통해 고액자산가들에게 연 4% 이상의 안정적 수익을 내세우며 판매에 열을 올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2%대 수익률(쿠폰 금리)의 달러스와프금리(Constant Maturity Swap·CMS) 연계 DLS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연 4~5%대 수익률로 출시됐지만 최근에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 상품은 올 들어 약 1조원 규모로 판매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고액 자산가 사이에 손실 가능성은 없는 반면 수익률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자 이 상품을 펀드로 묶은 파생결합펀드(DLF), 아예 신탁형으로 투자하는 파생결합신탁(DLT) 등 관련 상품 출시가 잇따랐다.

상품 구조 자체는 여타 주가연계증권(ELS)·DLS와 같다. 지난 6월 현대증권(003450)이 판매한 ‘현대able DLS 387호’는 6개월 동안 CMS 금리가 기준 시점보다 55%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3.8%의 수익을 얻는다. 55%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이 상품의 매력은 기초자산인 CMS 금리다. 하지만 변동성이 심한 주가지수 ELS나 원유 DLS와 달리 CMS 금리는 미국 기준금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녹인 구간에 진입할 위험성은 낮은데 예금 금리보다 두 배가량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작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까워진 시점에서 CMS 연계 DLS의 쿠폰 금리가 낮아지는 이유는 뭘까. 이는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입는 손실이 곧 금리 인상에 투자한 이들의 수익이 되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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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동 한국투자증권 DS부 대리는 “헤지펀드 등이 갑작스러운 금리 하락에 대비하려는 목적으로 CMS 금리하락 옵션에 수개월~1년 만기로 투자한다”며 “연말 금리 인상이 다가올수록 만기가 끝나는 자금이 빠져나가기만 하고 새로운 투자가 없다 보니 반대쪽 포지션(금리 인상에 베팅) 역시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이 적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끝난 정기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대선을 치른 후 다음달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로 본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78%에 이른다.

그동안 쏠쏠하게 판매된 알짜 상품의 수익률 하락으로 판매가 줄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5,000억원어치의 CMS 연계 DLS를 판매하며 시장을 주도한 KEB하나은행은 최근 달러화로 투자하는 CMS 연계 DLS를 내놨다. 수익률은 2%대지만 원화 투자 상품보다는 약 50bp 높은데다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CMS 금리와 함께 코스피200지수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스텝다운형 상품도 출시됐다. 김창수 KEB하나은행 투자상품서비스부 팀장은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최근 CMS 연계 DLS의 판매 속도가 둔화될 기미가 엿보이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이브리드형, 달러투자 상품 등 경쟁력을 높인 상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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