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국정공백 속 금융권 연말 인사....내부 출신 힘받나

정부 '최순실 게이트' 파장으로

예전처럼 낙하산 인사 쉽잖아

임기 만료 앞둔 기업·우리은행장

연임 가능성 이전보다 높아져

교체 대비 내부인사 잇단 하마평

예탁결제원·자산관리公 CEO도

금융위원장 공석으로 혼선 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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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파장으로 금융 당국 고위직들의 연쇄 인사가 예고된 가운데 연말 금융권 인사의 대어(大魚)인 기업은행장과 우리은행장의 인사 향배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은행장 자리는 정부의 입김이 여전히 미치는 곳으로 ‘낙하산 인사설’이 끊임없이 돌아왔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친박 정권의 기존 인사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후임 인사와 관련해 권 행장의 연임, 또는 내부 인사 기용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부에서 오기는 어려운 구도 아니겠느냐”며 “국정 농단에서 비롯된 국가적 위기 상황인데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정권이) 밀어붙이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내부 출신 후보로는 박춘홍 전무, 김도진 부행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인 유석하 기은캐피탈 대표가 물망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온다.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이전보다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다만 금융위원장 인선을 시작으로 정부의 차관급 인사가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에서 인사 숨통을 트기 위해 관료 출신이 행장으로 선임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는 우리은행의 경우 정부가 행장 인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면 이광구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이 민영화를 주도하며 우리은행의 잠재적 투자자들과 스킨십을 쌓은 만큼 민영화 이후 각 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행장 선임이 이뤄질 경우 이 행장의 선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는 것이다. 오는 11일로 예정된 우리은행 매각 본입찰의 흥행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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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그간 행장 연임의 전례가 없는데다 내외부에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아 막판까지 인사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이동건 우리은행 영업지원본부 그룹장, 남기명 국내그룹장 을 비롯해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후보군으로 돌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 중 일부는 현 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차기 행장으로 오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내부는 현직 행장의 연임에 대한 기대를 하면서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최순실 게이트’에 혹시라도 은행이 연루될까 극도로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검찰 수사가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와 차은택씨를 비롯해 주변인들의 금융거래로 확대되는 가운데 은행 자금 흐름 등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현직 행장들 입장에서는 인사 시즌에 악재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발탁돼 금융위원장이 공석이 된 가운데 예탁결제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금융공기업들의 인사도 혼선을 빚고 있다.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임기를 한 달 남겨놓은 상태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으로 가기 위해 사임을 했으나,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캠코 역시 문창용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정식 선임 절차는 꼬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내각을 이끄는 투톱으로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와 임 부총리 후보자가 내정된 가운데 이들의 출신 대학인 영남대와 연세대 출신 금융권 인맥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영남대는 전통적으로 금융권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곳으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비롯해 이동건 우리은행 그룹장,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 각 금융사의 차기 주자들이 김 총리 후보자의 동문으로 꼽힌다. 또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에 이어 또다시 연세대 출신 경제부총리가 발탁되면서 금융권에서 연세대 인맥은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홍우·강동효·김보리기자 seoulbird@sedaily.com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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