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기아차 안방쇼크…내수점유율 60% 붕괴

지난달 양사점유율 '58.9%'

2000년 그룹 출범 후 최저치



현대·기아자동차의 월간 내수 점유율이 60% 아래로 내려앉았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양사의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한국GM·르노삼성차 등 외국계 회사와 수입차 판매가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가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기던 60%마저 무너지면서 안방 사수에 비상이 걸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국산차 12만7,466대, 수입차 2만612대(상용차 제외) 등 총 14만8,078대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기아차는 8만7,220대로 합산 점유율은 58.9%를 기록했다. 한국GM은 11.3%, 르노삼성차 9.0%, 쌍용차 6.4%로 집계됐고 수입차는 13.9%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의 10월 내수 점유율은 지난 2000년 현대차그룹 출범 이후 최저치다. 종전 최저 점유율은 올 9월의 62.1%였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국내 점유율이 80.0%를 차지할 정도로 내수 시장에서 독주했지만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점유율이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다. 2014년 70%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이번에 50%대로 추락하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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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점유율 하락은 노조의 장기 파업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양사 모두 20차례가 넘는 파업을 벌이면서 20만대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차가 ‘말리부’와 ‘SM6’ 등 신차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4%, 14%가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국내 점유율 60%선 붕괴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면서도 내수 판매 회복을 위해서는 이미지 개선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 판매 확대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품질과 서비스에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IG)가 첫날만 1만6,000대가량 계약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어 이달 국내 점유율이 60%대로 다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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