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朴 담화, '참담한 심정' 반복해 표현

9분3초 담화 중 "참담한 심정" 등 반복 표현

지난번 사과에서 감정 표현 자제한 것과는 대조

외로운 인생에 대한 회한도

"사사로운 인연 완전히 끊고 살겠다"

마이크 꺼진 뒤 기자들에게도 "걱정끼쳐 미안하다"

9분 넘게 이어진 박근혜 대통령의 4일 대국민 담화엔 자신의 참담한 심경을 표현하는 구절이 반복적으로 들어있었다.

1분40초 정도였던 지난번 대국민 사과(10월 25일)에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감정 표현을 자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 대통령은 예정된 시간인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짙은 회색 정장 차림으로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 입장했다. 곧이어 발언 자료를 연단 위에 놓고는 사과의 의미를 담아 고개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먼저 이번 최순실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담화를 시작했다. 담화문을 읽어 내려가는 초반에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중반 이후에는 다소 냉정을 되찾았다.

관련기사



담화문에서는 특히 아픈 마음을 표현한 대목이 눈에 띄었다. 박 대통령은 문장 말미 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다” “큰 책임을 가슴 깊이 통감하고 있다” 등 마음이 아프다는 뜻을 반복해서 표현했고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든다” “ 국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 드리겠다는 각오로 노력해 왔는데 이렇게 정 반대의 결과를 낳게 되어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이라고까지 말했다. 심지어는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고독한 인생에 대한 회한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해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미 마음으로는 모든 인연을 끊었지만 앞으로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마이크가 꺼진 뒤 연단을 내려와 앞줄에 앉은 기자들에게 “여러분께도 걱정을 많이 끼쳐서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라고 착잡한 표정으로 말하고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고 말한 뒤 브리핑룸을 빠져나갔다.

맹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