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보호무역 파고, 클린턴이든 트럼프든 똑같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중 누가 승자가 될지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클린턴이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 있다는 여론조사가 많지만 트럼프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클린턴이 확보한 선거인단 수가 ‘매직넘버’인 270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안갯속 상황에서도 확실한 것은 누가 되든 미국과의 무역환경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유세기간에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예고해왔다. 특히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신고립주의를 내세우면서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까지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실패한 협정으로 규정하고 재협상을 천명했다. 클린턴 역시 불공정 무역 관행과 환율조작 등을 강력 비판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로 입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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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국내 수출업체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계무역기구(WTO)조사 결과 미국의 반덤핑조사 개시 건수는 지난해 42건으로 전년보다 23건이나 늘어났다. 이 중 우리나라에 대한 조사 개시 건수는 17건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다. 대미 무역흑자 등을 이유로 환율관찰대상국으로도 지정된 상태다.

미국이 보호무역에 앞장서면 세계무역질서가 요동칠 게 뻔하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어느 후보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우호적 경제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 대선 결과에 따른 대외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 시나리오별 영향을 철저히 점검하고 주도면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최순실 게이트’로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동력을 잃었더라도 경제팀만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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