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타기’, ‘싸이질’ 등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2000년대 초·중반 큰 인기를 끌었던 국내 원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가 동영상 중심의 SNS로 돌아왔다.
싸이월드는 지난 4일 ‘싸이월드 어게인’ 애플리케이션(앱)을 구글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출시했다고 7일 밝혔다. 싸이월드 어게인은 기존 싸이월드 기능은 유지하면서 다양한 동영상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최대 4명까지 영상통화가 가능한 페이스 채팅, ‘일촌’과 ‘팔로잉’ 등 SNS 상 관계를 기반으로 한 공개·비공개 그룹 라이브 방송 등이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3,200만명이나 되는 싸이월드 회원의 ‘다이어리’ 20억 건, 배경음악(BGM) 5억 개 등은 그대로 유지되며 ‘일촌’이라는 개념도 계속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생활 노출에 지친 사용자가 일촌으로 유지되는 ‘폐쇄형 SNS’에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미니홈피’를 장식했던 미니미와 움직이는 이모티콘도 다시 볼 수 있다.
다만 싸이월드 내에서 지급 결제 수단으로 쓰였던 ‘도토리’는 다른 이름으로 바뀐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다른 형태의 전자화폐를 사용해 아이템 구매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새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챌 창업자’인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는 앞서 지난 7월 주식교환방식으로 싸이월드를 인수했다. 프리챌 이후 ‘에어라이브(Airlive)’라는 회사를 차리고 동명의 앱을 개발해 운영해오다 ‘싸이월드가 동영상 중심의 SNS가 된다면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실행에 옮긴 것이다. 전 대표는 “언제부턴가 ‘싸이월드가 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며 업계에서 대표적인 실패 사례 취급을 받았다”며 “하지만 전성기 때 하루에 700만명, 한 달에 2,000만명이 방문했던 서비스를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들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충혈된 두 눈으로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자판을 두드렸다”고 강조했다.
싸이월드는 올해 연말까지 추가기능 보완과 서비스 안정화에 집중한 이후 내년에는 세계 시장 진출을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언어도 현재 한국어, 영어를 넘어 일어, 중국어도 지원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싸이월드가 1억명의 글로벌 가입자를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