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칼럼] 4차 산업혁명시대 '최순실 게이트'라니…

고광본 정보산업부장

증거 남고 전파 빠른 모바일 세상

촛불집회는 라이브 중계하는데

차명 대포폰 활용 전근대적 비리

문화체육은 물론 과기계에도 부정적

고광본 정보산업부장고광본 정보산업부장


최태민씨에 이어 딸 순실씨 등이 대를 이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부속비서관 등을 부리며 국정을 농단하고 전방위적 이권·인사 개입을 일삼아 국정마비와 국격 추락, 경제불안 등의 후폭풍을 불러왔다. 오죽했으면 서울 광화문에서 20만여명의 시민이 촛불집회를 했겠는가.

지난 2014년 당시 최씨의 남편인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등 소위 십상시(十常侍) 파동이 났을 때 박 대통령이 “국정농단설은 찌라시”라며 덮지 않았다면 오늘의 파국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인의 장막에 둘러싸였던 대통령을 비롯, 청와대 민정수석과 검찰의 책임이 크다.

도대체 인공지능(로봇·드론·자율주행차 등)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안타깝다.


막장드라마의 연속인 최순실 게이트는 증거가 남고 전파가 빠른 모바일, IoT, 빅데이터 세상임을 보여줬다. “능력 없으면 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며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대 특례입학 후 페이스북에 띄운 막말이 삽시간에 퍼지며 학생과 학부모의 가슴을 후벼 팠다. 촛불집회도 페북라이브나 다음TV팟라이브 등으로 현장중계됐다. “국격이 추락해, 특권층에 좌절해, 먹고살기 힘들어…” 등 여러 말이 나왔지만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이명박 정권에 광범위한 불만을 표출했던 것이 연상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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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인 최씨가 차명으로 거래하고 대포폰을 쓴 것을 보면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은 고사하고 전근대적 단계의 음습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을 움직여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등을 표방하며 800억원 가까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내도록 채찍과 당근으로 재벌들을 압박하고 각종 이권과 인사에 개입한 것도 모자라 문화권력인 CJ그룹을 길들이기 위해 이미경 부회장을 해외로 내보내기도 했다.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과는 독대하지 않는 박 대통령과 수시로 만나 국정에 개입했으니 민주주의 시스템이 붕괴됐다. 심지어 개성공단 폐쇄나 차세대 전투기 기종 변경 등에까지 손을 뻗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최씨의 측근인 차은택씨는 재단 모금에 적극 나선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함께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을 맡았는데 창조경제혁신센터 홈페이지 구축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최씨 측은 문화·체육·관광 쪽은 물론 과학기술계에도 부정적 영향 등 그늘을 드리웠다.

물론 박 대통령이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기울인 국정과제들을 모두 비리로 낙인찍지 말아달라”고 말한 것은 타당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우리에게는 ‘꼴통’이지만 상당한 카리스마로 ‘잃어버린 20년’을 끝내는 중이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쿠릴열도의 일부 섬 반환을 조건으로 석유·가스전 공동개발과 송전망 구축 등을 추진하는 한편 남북 철로가 막힌 틈을 타 대륙 철도 연결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데 우리는 ‘헬조선’을 외치는 젊은이에게 공정 기회를 주지도 못하고, 진취적으로 대륙으로 뻗어나가거나 북한·만주·연해주·시베리아까지 포괄하려는 의지도 없이 엄청난 성장 기회를 걷어차고 있다.

이제는 박 대통령이 국가를 생각해 탈당하고 국회·책임총리와 협의해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내치는 총리에 맡겨 국회와 상의하도록 하고 외교·국방·안보 권한도 공유해야 한다. ‘국민 행복을 위해 달려왔는데…권력을 내려놓으면 신상이 불안할 텐데’라는 맘이 크겠지만 그럴수록 수렁에 빠진다. 이후 신뢰를 회복하면 이원집정부제와 선거법 개정 등 개헌에 나서 공을 세울 수 있다. 정치권도 안정적 국가경영, 구조개혁, 저출산·고령화 대비, 양극화 해법, 원격진료와 서비스산업 활성화, 4차 산업혁명과 성장동력 확충, 남북관계 정상화 등 수권세력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기왕 열린 ‘판도라의 상자’는 철저히 규명하고 처벌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kbgo@sedaily.com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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