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칼럼] '착시관광' 늪에 빠진 외국인관광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외국인 관광 전문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정명진외국인 관광 전문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정명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 ‘유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주고 데려오는 허깨비에 불과하다. 이들 대부분이 한국 관광의 발전을 저해하는 저가 관광객, 즉 착시 관광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저가 단체 관광객은 한국에 올 때 왕복 비행기 값 정도만 내고 입국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관광객 확보를 위해 현지 여행사에 1인당 3만원부터 12만원까지 모객 비용을 내는 곳이 많다 보니 관광할 사람을 제 돈 주고 사온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수도 있겠다.


문제는 그 후다. 여행사가 숙박·식사 등의 여행경비 부담을 안고 데려오다 보니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저가 관광객들은 도착과 동시에 쇼핑센터로 ‘뺑뺑이’ 돌려진다. 20만원의 저가 패키지로 놀러 왔다지만 끌려다니다 보면 원하지 않던 씀씀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지난 2015년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저가 관광의 중심에 있는 유커의 1인당 소비금액은 패키지 금액의 10배 이상인 1인당 평균 2,319달러에 달한다. 일본인의 827달러에 비해서도 무려 세 배에 가까운 금액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가 패키지 관광객의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현재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재방문율은 37.8%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보인다. 저가 관광은 결국 방한 외국인에게도 우리나라에도 착시효과로 인한 멍에만 안겨줬을 뿐 남는 것이 없었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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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저가 관광에서 벗어나 양질의 관광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시급한 것은 관광 콘텐츠 개발이다. 심청이가 빠진 인당수, 한류 드라마 촬영지 등 새로운 관광 스토리 발굴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문화 체험을 중시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스토리텔링 상품을 개발해나간다면 분명 승산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규모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표지판, 모바일 서비스, 워킹 가이드 등 관광 안내 정보 개선도 절실히 요구된다.

그뿐 아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의료 관광과 VIP 관광 활성화에도 투자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코스모진을 통해 의료 관광차 입국한 스와질란드 왕족 6명은 단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무려 4억원어치나 썼다. 이런 VIP 손님들은 고품질 관광 서비스를 받다 보니 만족감이 남다른 것은 물론 풍부한 자금력으로 양질의 소비까지 끌어낼 수 있어 관광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 또 관광 수입을 넘어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되는 더 큰 나비효과까지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세상은 넓고 자금력을 갖춘 VIP는 많다. 지금이라도 VIP 손님들의 기대치에 걸맞은 프리미엄 의전 관광 솔루션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관광 업계 전반이 함께 머리를 모으고 국내 관광의 체질 개선에 관한 포괄적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당장 눈앞의 현실보다 멀리 더 큰 그림을 바라보고 투자할 수 있는 한국 관광 산업의 청사진을 기대해본다.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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