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최순실 게이트] '좌파 콘텐츠'로 낙인찍힌 CJ 이미경...다보스포럼서 朴보다 부각에 '미운털'

이미경 CJ 부회장, 朴 눈밖에 난 사연은...

대선때 문재인 '광해' 관람 이어

tvN 코미디 프로선 朴 희화화

朴정권 출범후 검찰 수사받아

李, 靑압력 10개월만에 미국行

이미경 CJ 부회장이미경 CJ 부회장


청와대가 이미경 CJ 부회장에게 퇴진을 강권했다는 녹취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항간에 떠돌던 ‘CJ가 청와대로부터 미운털 박혔다’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와대의 대기업 기부금 압박 의혹 외에도 사기업 인사에까지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CJ의 문화사업이 이 부회장 퇴진 압박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7일 재계와 정계에 따르면 CJ그룹이 박근혜 정부의 눈 밖에 난 여러 이유 중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던 문화 콘텐츠가 ‘좌파’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압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선을 앞두고 개봉한 영화 ‘광해, 왕이 된 왕자’를 관람하고 눈물을 흘리자 해당 영화는 보수세력으로부터 비난을 받기 시작했고 현 정권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졌다는 추측이다. CJ E&M의 케이블 채널인 tvN의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시사풍자 코너에서 당시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해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취임 첫해부터 CJ그룹은 위기에 내몰리기 시작한다. 현 정권이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난 2013년 5월 CJ그룹은 대대적인 검찰 수사를 받았고 결국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는 사태를 맞는다. 재계에서는 CJ가 롯데·효성 등과 함께 현 정부 들어 재계에서 손볼 재벌로 꼽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CJ그룹이 이명박(MB) 정부에서 자산 총액을 2배 이상 불릴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는 점에서 ‘친MB’ 기업으로 찍혔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후 CJ는 박근혜 정부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를 불러일으켰던 ‘SNL 코리아’ 풍자 코너를 전격 폐지하고 현 정권이 제시한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했다. 영화도 달라졌다. ‘명량’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 등 현 정권의 취향에 맞춘 애국정서를 담은 영화들을 잇달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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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부회장 퇴진 압박의 결정적인 원인이 된 사건은 2014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행사 때 발생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보스포럼의 ‘한국의 밤’ 행사에서 박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이 부회장이 한류 및 한식문화의 우수함을 전 세계에 전파하며 박 대통령과 가수 싸이보다 부각되면서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말이 돌았다. 이날 이 부회장은 아픈 몸을 이끌고 대통령 보필에 힘썼지만 오히려 이 부회장의 존재가 악수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진취적이고 여장부 스타일인 이 부회장과 조용한 성격의 박 대통령의 성격 차가 워낙 컸던 것도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며 “당시 행사에서도 이 부회장은 전혀 나서지 않았지만 본의 아니게 주목을 받으며 껄끄러운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13년 말 청와대 퇴진 압력을 받은 지 10개월 후인 2014년 10월 돌연 건강상의 이유로 미국으로 건너간 후 현재까지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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