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그가 밝혀온 극단적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실현될 경우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에도 상당한 악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하이투자증권(A030010)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고용 확대를 추진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공약들이 전 세계 IT 업계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앞서 보호무역 정책의 일환으로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들에 45%에 이르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경우 애플의 아이폰을 포함한 중국 생산 IT Set 제품들의 생산 원가가 대폭 상승해 한국 IT 부품 업체들에도 악영향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이어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생산되어 미국에 수입되는 제품에도 3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며 “한국 가전 업체들은 멕시코 생산 공장에서 TV 포함 생활 가전 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 중이므로 관세율이 높아질 경우 가전 부문의 수익성과 판매량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극단적인 보호무역 정책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의 IT 제품 생산 비중이 워낙 높은 상황에서 이러한 극단적인 보호무역 정책은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미국 IT 기업 들의 이익률 하락과 수요부진을 불러올 것이므로 미국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송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IT 기업들의 생산 거점이 장기적으로 미국 국내로 이전한다고 하더라도 전세계 IT Set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 중인 한국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장기적인 악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