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주정부 파산, 트럼프 쇼크까지.. 화들짝 놀란 브라질채권 투자자들

전문가들 "재정악화 이미 성장률에 반영...펀더멘탈 봐야”

국내투자자 4조~5조원대 보유...펀드는 수익률 60% 육박

"정치 불안정·외국자금 유출입 민감" 경고도



NH투자증권은 지난 9일 투자자들의 항의전화와 방문에 진땀을 뺐다. 불과 1주일 전 브라질 국채 상품 투자설명회에 참가해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최근 리우데자네이루 등 브라질 주 정부의 파산 소식에 화들짝 놀란 탓이다. NH투자증권뿐만 아니라 여타 증권사들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부터 브라질 국채를 추천상품으로 내세운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 쇼크’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11.85%로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전인 7일보다 62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헤알화 환율도 3.36헤알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폭으로 올랐다.

트럼프 쇼크로 브라질 금융시장이 급변동했지만 증권전문가들은 브라질 정부가 추진 중인 자구안과 낮은 수출의존도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선 주정부 파산 위기에 이미 성장률 하락(-3.5%), 국가신용등급(피치 기준 BB) 등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정의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우 정부에 자금을 가장 많이 대출해준 주채권자가 바로 중앙정부”라며 “부채를 상환할 때까지 계좌를 동결한 것일 뿐 지방정부의 채권을 가진 중앙정부가 파산을 용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브라질 정부는 각종 긴축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중남미 각국의 타격이 예상되지만 브라질은 대미 수출 비중이 12%로 멕시코(81%) 등보다 훨씬 낮아 더 안정적인 편이다. 정영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브라질의 채권 금리·환율 변동성은 여타 신흥국들 대비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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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무역흑자가 50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2%에서 1.6%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4년 만에 금리를 인하하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브라질 경제의 호재다.

현재 국내 개인·기관투자가들의 브라질 국채 투자 규모는 총 4조~5조원에 이른다. 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브라질 펀드는 1,500억원 규모, 러시아 등 다른 국가와 묶어 투자하는 브릭스 펀드가 1조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브라질 펀드는 올 들어 58%의 수익률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만 최근 브라질 투자의 고수익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이들도 있다. 김윤진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픽스드인컴운용팀장은 “헤알화 자체가 주식 변동성에 맞먹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변동성을 보여주는데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이후의 불안정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정부 파산이 현실화되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 원유 등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유주희·김연하기자 ginger@sedaily.com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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