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북한 시장 진출 정밀 로드맵 짜놔야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미국과 한국은 UN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중국을 설득하고 있지만 중국은 UN제재에 미온적이다. 여전히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교역과 인력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제재에 대한 중국정부의 행정조치도 별로 없는 듯하다. 대중수출의 주력상품인 석탄수출 통계가 이를 반증해 주고 있다.

중국기업은 북한과 무역에서 때로는 손해도 보고 있지만 많은 이윤도 창출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기업은 북한 석탄을 확보하기 위해 선불금까지 지급하면서 경쟁적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UN제재 이후 북중 무역환경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와 같은 선불금 대신 도착이후 대금을 지불하는 거래방식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품질검사도 엄격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탄광에서도 중국 무역업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게 사실이라면 북중무역에서도 공급자 우위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변화의 단초는 중국경기의 위축으로 인한 시장감소도 있지만 그 보다는 UN제재를 구실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중국기업이 가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음만 먹으면 대북 무역을 전면 중단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북무역에 종사하는 어느 중국기업도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한으로 진출하려는 중국 사업가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대북제재와 관련한 어떠한 제재나 규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중국기업은 UN제재에도 불구하고 대북사업이 별로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물론 올 3월경 제재 초기에는 일부 무역축소도 있었지만 지금은 제재이전과 달라진 유의미한 통계수치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기업이 대북사업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개성공단과 같이 중국정부가 북한에 투자했던 사업과 무역거래 중단으로 중국기업이 입을 수 있는 모든 손실을 보상해 주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아무런 실익도 없이 그런 조치를 취할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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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7.8억불에 불과했던 북중무역은 2013년 65억불까지 급증했다. 지하자원 수출도 4억불 남짓에서 18억불까지 늘어났다. 그렇게 수년 동안 중국과 교역에서 얻은 막대한 자금으로 북한은 광산장비와 생필품 등을 구입했 생산기반을 복구하고, 미사일, 핵 개발 등에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가 북한 핵에 매달리고 있는 이 시간에도 중국기업은 북한에서 많은 이익을 챙기고 있고, 중국정부는 북한을 중국경제에 편입시켜 가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다. 우리 기업이 과거 북한과 거래했던 지하자원, 농산물, 수산믈, 의류 등 모든 분야의 무역을 중국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어 남북거래가 성사되어도 중국으로 이동된 시장을 우리 기업이 다시 확보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좀더 냉정해 질 필요가 있다. 우리의 이익과 경제를 생각해 볼 시점이 되었다. 미국 트럼프도 자국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겠다는 캠페인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공동변영의 길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난망하다. UN제재에도 매달리고는 있지만 해결방안도 뚜렷이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역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고 트럼프의 당선으로 보호무역은 더욱 거세어질 전망이다. 우리 기업에게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이제 중국이 선점하고 있는 북한 시장에 눈을 돌리는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핵문제 해결이라는 대전제가 있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진출할 것인지에 대한 치밀한 로드맵을 각 산업별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그것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북한에 진출한 증국기업과도 어떻게 경쟁하고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답도 내놓아야 한다. 앞으로 우리에게 시간이 그리 많이 주어 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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