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트럼프 시대]비서실장 '워싱턴 주류' 프리버스...수석전략가엔 '강경 선동가' 배넌

트럼프, 첫 백악관 인사

상반된 성향의 인물 요직에 앉혀

당주류·지지세력 사이 고심한듯

도널드 트럼프 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게 된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게 된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비서실장으로 ‘젊은 워싱턴 주류’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을,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강경 선동가’ 스티브 배넌 트럼프캠프 최고경영자(CEO)를 낙점했다. 상반된 성향의 인사를 오른팔과 왼팔로 임명한 그의 첫 백악관 인사에는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주류와 ‘아웃사이더’ 정치를 원하는 열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줄타기해야 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고민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자신을 최단거리에서 보좌할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에 프리버스 RNC 위원장을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지난 2007년 위스콘신주에서 최연소 공화당 의장으로 선출됐으며 2010년 38세의 나이로 RNC 위원장 자리를 거머쥔 인물이다. CNN에 따르면 그는 막판까지 고민하던 ‘공화당 일인자’ 라이언 하원의장을 설득해 트럼프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며 캠프 내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버스 위원장의 비서실장 임명에는 세제개편, 금융개혁, 대규모 재정지출 등 대선 공약을 입법화해 성공적인 집권 초반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상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특히 초대 비서실장에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인물의 임명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미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낙점된 스티브 배넌 트럼프캠프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미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낙점된 스티브 배넌 트럼프캠프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대신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배넌 CEO를 임명해 지지자들을 향해 자신이 ‘기성 정치의 늪’에 빠지지 않았다는 메시지도 동시에 전달했다.


배넌 CEO는 강경 보수 성향 인터넷매체인 브레이트바트뉴스의 공동창업자다. 올 8월 선거전략가인 폴 매너포트가 대선캠프 수장에서 물러나자 자리를 이어받아 본선을 진두지휘했다. 이른바 ‘트럼피즘’으로 불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하면서도 간결한 메시지는 사실상 그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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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주류와 비주류를 대표하는 두 개의 축으로서 견제와 균형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치 전문가들은 라이벌 구도를 만든 뒤 경쟁을 부추겨 최대 성과를 이끌어내는 트럼프 당선인의 업무 스타일이 백악관 인사에 그대로 반영됐다며 앞으로도 절대 한쪽으로 균형이 쏠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성명에서 “나는 나라를 이끌기 위해 매우 성공적인 팀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고무돼 있다”며 “두 사람이 ‘동등한 파트너’로서 연방정부를 변화시키기 위해 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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