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훈은 17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주메이라 골프장(파72·7,017m)에서 열리는 DP 월드투어 챔피언십(총상금 800만달러)에 출격한다. 이 대회는 유럽 투어 플레이오프 격인 파이널 시리즈 최종 3차전으로 상금랭킹 상위 60명이 출전한다.
시즌 최종전이기도 한 이 대회에 나서는 한국 선수는 왕정훈과 안병훈(25·CJ그룹), 이수민(23·CJ오쇼핑)까지 3명이다. 국내 팬들의 시선은 신인왕에 도전하는 왕정훈에게 쏠린다. 올 시즌 유럽 투어에서 하산 2세 트로피와 모리셔스 오픈을 제패하며 2승을 올린 왕정훈은 파이널 시리즈 2차전 네드뱅크 챌린지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39위였던 상금랭킹 포인트를 15위까지 끌어올렸다. 91위였던 세계랭킹도 66위까지 껑충 뛰었다. 강력한 신인왕 경쟁자는 랭킹 19위인 리하오퉁(중국)이다. 랭킹 상위 선수에게 표가 몰렸던 전례를 볼 때 왕정훈의 수상 가능성은 크다. 지난해 안병훈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인 신인왕 배출을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이 대회 뒤 시즌 상금랭킹 포인트 최종 1~10위에게는 보너스도 주어진다. 1위 보너스는 125만달러에 이르고 10위 상금도 25만달러다. 125만달러를 다툴 강력한 후보는 현재 1~4위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대니 윌릿(잉글랜드), 알렉스 노렌(스웨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빅4’다. 그중에서도 골프 팬들에게는 매킬로이의 복귀가 가장 반가울 것이다. 파이널 시리즈 1·2차전을 거른 매킬로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유럽 투어 플레이오프 동시 석권을 위해 다시 필드에 선다. 지난 9월 최종전에서의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PGA 투어 플레이오프를 접수해 1,000만달러 보너스는 이미 챙겼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유럽 투어 파이널 시리즈 우승자이기도 하다.
‘월드 넘버원’ 타이틀도 걸려 있다. 현재 세계랭킹 2위인 매킬로이는 이번 주 우승하면 제이슨 데이(호주)를 밀어내고 세계 1위를 탈환한다. 테러 우려를 이유로 파이널 시리즈 1차전 터키항공 오픈에 불참했던 매킬로이는 “당시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파이널 시리즈 최종 우승은 지난해도 해봤기 때문에 올해도 자신 있다. 세계 1위 탈환 가능성은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1위 복귀가 만만치는 않다. 파이널 시리즈 2차전 네드뱅크 챌린지에서 마지막 날 9언더파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한 노렌의 상승세가 무서운 데다 브리티시 오픈 우승자 스텐손, 마스터스 챔피언 윌릿도 버티고 있다.